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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는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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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roseste] 쪽지 캡슐

2007-08-19 ㅣ No.6104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우리가 불완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감성이 여린 사람이라고 쉽게 상처받는 것도 아니며, 이성이 빼어난 사람이라고 
 상처를 받지 않는 것도 아닐 것이다. 상처는 감성이나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하는 우리의 존재의미를 훼손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리라.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생존의 의지와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완전무결하지 못한(즉, 생존의 조건을 스스로 또는 외부로부터 조달해야 하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의지와 욕망에 손상을 가하는 것이 마음의 상처, 영혼의 상처
 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서울온천 옆 보도블럭 사이에서 빼꼼하게 올라와 살아가는 이름모를
 들풀을 보면서, 이런 식물이라고 해서 어찌 상처가 없을 것인가 생각한다.
 존재 자체가 상처투성이요,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 아닐 것인가?
 그러나, 한편 이곳에도 생존의 조건이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에 삶이 있을 것이
 아닌가? 인간이 보기에 인간도 아닌 것이라고 하찮게 여길 줄 모르나, 
 그것이 인간을 보다면 인간도 한낱 <존재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생존 자체는 비천한 것이 아니요, 비하해서도 안될 것이다. 
 
 똑같은 조건, 여건에서도 상처받기 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처를 덜 받는 사람도 있다.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상처받기를 거부하면 어떨까?
 누군가가 나에게 강제로 상처를 주기로 작정(예컨대, 공개적인 모욕, 비방,
 명예훼손 등)하지 않는 이상,
 내가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나에게 상처로 다가올까?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마태 5,44)라는 예수님의 산상설교를 마음으로 받아 들인다면,

 

 상처주는 사람도 상처받는 존재일 따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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