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때로는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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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1-06-24 ㅣ No.4726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전 늘 참 잘 웃었어요.

그래서 때로는 내 마음과 다르게 웃고 있는 내가 참 이상한 아이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지요.

그래도 나는 웃고 있는 내가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내 얼굴을 좋아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거 같습니다.

살다가..

살다가..

내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웃는 일을 아껴두었던 적이 있었지요.

칼이  서있는 거 같은 내얼굴이 무섭다고 어느 후배가 제게 말해주었었습니다.

사람이 비비꼬이고,

곯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 때......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께서 저에게  손을 내미셨습니다.

나를 업고 와 주신 예수님, 그 분의 발 앞에 엎드려 아주 많이 울었었지요.

그리고......

다시 돌아본 세상은 찬란했습니다.

산다는 일이 때론 괴롭고 버거울때에도  그렇기 때문에 더 밝게 빛나는 행복들로

늘 가슴이 충만해 있었던거죠.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늘 웃고 있는 내 얼굴이 참 좋다구요.....

그러나 때로는 나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 꽁꽁 숨어 동면하고 싶은 날이

바로 오늘일까요...

웃는 것도 힘들고 우는 것도 힘든 날엔,

밥 실컷 먹구 잠만자는 일이 제일 쉬운 일일 거 같습니다.

저 잠 좀 자구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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