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안녕친구야...

인쇄

김안나 [kimanna] 쪽지 캡슐

2000-05-31 ㅣ No.2216

친구가 오늘 떠났습니다.

 

10시 비행기로 .... 아마 지금쯤 하늘을 날고 있겠지요?

 

 

저와는 정말 오랜 친구였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전 그친구와 연인사이라는 (?) 엉뚱한 말까지 들을 정도로 많이 붙어 다녔어요.

 

그래서 집으로 전화를 하면 우리 엄마나 친구어머니도 "야! 니 애인!"

 

이라는 말씀을 하시고 바꾸어 주시곤 하셨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그렇게 실감이 나질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친구의 메세지를 받고 전 그저 멍하니 있었어요.

 

 

어제 새벽 4시까지 잠을 자지 않았기에 지금도 잠에 취해 있어야 할 나인데

 

새벽 6시 30분에 온 친구의 메세지를 받고 잠이 오질 않더군요..

 

 

"나 정말 간다................ 안녕"

 

 

안녕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전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저 전화기를 들고 아무 생각없는 사람처럼 멍하게 앉아 있었어요.

 

그러다 얼른 전화를 했지요..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그 친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하구요..

 

 

붕떠있으면서도 어딘가 조금은 비어 있던 그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전 그저 잘 갔다오라는 말뿐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도 보고 싶을꺼야" 라는 간단한 말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내년 2월이면 올것인데 왜 그러냐구요...

 

근데 전 그 친구와 단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 10개월의 시간이 절대 짧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10년 이상을 같이 한 친구가 떠나

 

10개월이란 길지 않지만 나에겐 짧지 않은 시간을

 

같은 하늘아래 있지 못한다는 것이 ....

 

 

서로가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의 벗이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의 일부분이 되어준

 

내 친구....

 

 

 

왠지 이름은 말이라는 글로 표현하기가 그렇네요

 

말로 표현되는 친구가 아니라서 그런가봐요.......

 

 

 

오늘 하늘은 유난히 맑았으면 좋겠네요

 

왜냐하면

 

친구가 가는 하늘이 맑아야

 

친구가 기분 좋게 하늘을 날고

 

친구의 모든 생활을 맑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비록 비행기 안에서는 그런것이 상관없겠지만...........

 

 

 

"나 정말 간다. 굉장히 보고 싶을 꺼야

 건강하게 잘 있으렴. 행운을 빌어줘

 안녕....."

 

 

 

이말을 남기고 간 그 친구....

 

 

전 이 메세지와 함께 그 친구를 생각하렵니다.

 

그리고 지우지 않고 있다가 다시 보는 그날에 보여 주려 합니다.

 

내가 그동안 이것을 보면서 니 생각 했다고....

 

 

 

"잘 갔다와 나도 정말 니가 보고 싶을 꺼야    친.구.야.......



9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