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퍼온글] 4명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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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신 [jjong1029] 쪽지 캡슐

2000-11-30 ㅣ No.5482

부자 상인이 있었다.

 

 

그에게는 4명의 아내가 있었다.

 

그는 첫번째 아내를 가장 사랑하여,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가장 맛난 음식을 먹이고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었으며 아프면 슬퍼하며 치료에 전념을 다했다.

 

 

미모가 뛰어난 두번째 아내는 원래 다른 사람의 아내였는데,그녀의 미모에 반한 그가 싸움을 해서 빼앗았다.

 

목숨을 걸고 빼앗은 아내이므로 그는 아끼는만큼 다른이들에게 빼앗길까하여 늘 지키고 보살폈다.

 

아름답지만 바람끼가 다분한 두번째 아내에게 먼저 남편도 첫남편은 아니었다.

 

언제 다른 남자의 품으로 달아날지 모르는 아내였으므로 깊이 깊이 감추고 남에게 보이기 싫어했지만 가끔은 그녀의 미모를 남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세번째 아내도 그는 사랑을 했다. 그러나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며칠씩 토라지면 안보기도 하고, 다시 화해를 하면 다정하게 지내기도 하였다.

 

 

마지막 네번째 아내는 사랑하기는 했지만 거의 잊고 지내며, 잘 돌보기를 게을리했다.

 

다른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바빴으므로 네번째 아내까지 챙길 틈이 없었던 것이다.

 

어쩌다가 아내를 마주치면 초라하고 남루한 행색에 가슴이 아프기도하고, 그런 까닭으로 아내를 보기가 민망하여 마주치기를 꺼리게 되었다. 아주 가끔 아내에 대해 미안한 생각이 들면 다정하게 말을 붙이기도 하고 손을 잡아주기도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세월이 흘렀다.

 

부자상인은 누구나 한번 가야하는 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워낙 먼 길이라 되돌아 오리라는 보장도 없는 위험한 여행길이었다.

여행 준비를 마친 상인은 아내들을 불렀다. 첫번째 아내에게 말했다.

 

"나와 함께 여행을 가야겠소? "

 

" 당치 않습니다."

 

" 그게 무슨 말이오? 당신은 나의 아내요. 더우기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며 아꼈는지 잘 알지않소?"

 

" 그것은 당신 생각일뿐입니다. 나는 한번도 당신에게 사랑해 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리고 여행을 싫어합니다."

 

 

그는 몹시 서운 했지만 아내가 또 있으므로 두번째 아내에게 말을 했다.

 

"당신은 나와 함께 여행을 가겠지요?"

 

그러나 역시 두번째 아내의 대답도 차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저는 아직도 젊고 아름다우니 다른남자와 새출발을 하겠습니다. "

 

몹시 실망한 상인은 잔뜩 기대에 찬 눈빛으로 아까부터 울고 있는 세번 째 아내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 그래도 당신만은 나와 여행을 가주리라 믿겠소."

 

" 오...여보 당신과 함께 가고 싶지만, 저는 멀미가 심하고....이곳에서 아이들도 돌봐야하고, 또......하지만 부두까지 배웅은 하지요."

 

결국은 같이 못가겠다는 말을 하였다.

 

너무나 실망한 상인은 체념을 하고 혼자 여행길에 올랐다.

 

그런데 조용히 네번째 아내가 그의 뒤를 따르는 것이었다.

 

놀란 상인은 "당신은 왜, 나를 따라오시오? 나는 당신에게 해준 것도 없고 고생만 시켰으니 같이 가잔 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오."

 

네번째 아내는 말했다.

 

" 당신은 나의 남편이십니다. 당신과 저는 하나입니다. 당신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상인은 자기의 무관심 속에서 초라하게 늙어버린 아내를 바라보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내  이럴줄 진작에 알았다면...."

 

그는 세번째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네번째 아내와 여행을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평화와 선

 

위의 이야기는 부처님의 말씀이라는군요.

 

첫번째 아내는 우리의 몸(육신)이고, 두번째 아내는 세상에서 얻는 재물이며 세번째 아내는 부모형제와 친구들, 그리고 세상 속에서 만나는 모든 인연을 말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네번째 아내는 우리의 영혼을 말한답니다.

 

부자상인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자신이겠죠? 여행이란 죽음을 의미하는것이고요.

 

’아함경’에 나오는 글 입니다.

많이 공감하시고 있는 글이지만요. 저도 이글을 읽고서 나의 모든 몸과

마음을 가꾸고 사랑하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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