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대전을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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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또 입원을 하셨다. . .
검정색으로 염색을 하시고, 반듯이 넘긴 머리, 정장이 너무도 잘 어울리시는 체격,
항상 윤이 번뜩이는 구두. 이게 지난 내 아버지의 모습이였다.
그 병을 앓기 전까지는..
. .
내가 고등학교 3학년 가을 쯤 아버지는 43년간의 생활이셨던 초등부 교사직을
"정년퇴임"이라는 명예와 영광을 한 몸에 받고 정든 학교를 떠나셨다.
산으로 냇가로 가끔은 대전으로 유학(!)간 딸 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기숙사로
찾아오시며 등 그렇게 여가 생활을 즐기셨다.
그러던 97년 11월 어느 화요일..
가게에서 약주 한 잔 드시다 그 자리에서 쓰러지셨다.
그 때 난 퇴근 길로 집에 (자취집) 오는 길이였다.
옷을 갈아 입으려는데, 전화 벨이 울렸고, 나는 그 소식을 들었다. (대전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의식이 없으신 채 중환자실에 누워계신 모습을 창문으로 들여다 보는 마음은...
중풍이라는 병명과 오른쪽 팔.다리 감각의 마비 증세..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은 지났다.
지난 1년동안 변한게 있다면, 하얗게 희어버린 머리카락.
왠지 쓸쓸해 보이시는 어깨.
정장 옷 대신 입으신 두터운 체육복.
윤이 나던 검정색 구두 대신 신으신 하얀색 실내화.
이게 지금의 내 아버지 모습이다. . .
하지만 그렇게 비관적이지만도 않다.
나름대로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시는걸 보면, 그리고 이렇게 돌아 오는 기차에서
그동안의 생활을 짧게나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을..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으신다고 해도 그전처럼의 건강한 모습을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 모두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그리고, 조금은 어색한 단어지만 "사랑한다"는 말도 적고 싶다.
99.1.4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P.S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잘 하고 계시리라 생각 되지만, 부모님 마음 아프게 하시지 마시고,
집 떠나오신 분 안부 전화 자주 드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