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마음을 찍는 사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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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재 [gangkang] 쪽지 캡슐

1999-03-04 ㅣ No.240

    맑은 하늘처럼 기쁘고 보람된 하루되소서.

     

     

    어느 마을의 시장에

    사람의 마음을 찍는 사진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유명한 정치가를 찍었더니,

    돈 다발이 찍혔습니다.

    돈 많은 사장님을 찍었더니,

    술과 여자가 찌혀나왔습니다.

    어떤 남자는 늑대가 찍혀 나오고

    어떤 여자는 여우가 찍혀 나왔습니다.

     

     

    마음을 찍는 사진기

     

     

    그러던 어느 날 이시장에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사나이가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틀림없이 무시무시한 흉기가 찍혀나올 거야!'

     

    사나이가 카메라 앞을 지나갔습니다.

     

    '방긋 웃는 아이의 얼굴'이 찍혔을 뿐,

    사나이는 단지 미역 한 꾸러미만을 들고

    시장을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정채봉,<내 가슴 속 램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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