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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아름다운 이야기...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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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엽 [skyjong] 쪽지 캡슐

2000-08-04 ㅣ No.1179

은미는 이럴순 없다며 땅을 치며 통곡했다.

나 역시 가슴이 아팠지만 냉정하게 뒤돌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요며칠 놀이터는 커녕 밖에조차 나가지 않고 방구석에 쳐박혀 병든 병아리새끼

마냥 겔겔거리고 있다.

눈을 감으면 은미의 활짝 웃는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은미는 어떻게 지낼까...그 아이 감기나 걸리진 않았는지...

은미는 내 인생에 있어 한낮 장난에 지나지 않는 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삭막했던 내 인생에 끈한 정과 사랑을 알려준 작은 천사였다.

여자와 이별후 힘들어하는 한 남자의 유치한 괴로움이 싫어 여자도 멀리했던

내가 은미로 인해 사랑에 눈을 뜨게 된것이다.

퍼뜩 신문을 펴 들었다. "인부모집. 일당 65000원..."

이틀간 노가다를 뛰었다. 플라워샵에서 튤립을 몇송이 사고 가게에 들러

구구크러스트를 하나 사 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뜻밖에도 은미는 벤취에 앉아 있었다. 요 며칠 내가 안온사이에도 계속

나왔는가보다.

 

가까이 가니 인기척을 느낀 은미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본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미처 앉아주지 못한탓에 은미는 내 가슴팍에 안기지 못하고 무릎에 매달려

징징 운다. 내무릎이 촉촉해져옴을 느꼈다.

 

백수 : 은미야 선물.

 

뒤에 감추었던 튤립 몇송이와 구구크러스트를 은미앞에 내밀었다.

그리곤 키를 낮춰 울고 있는 은미의 눈을 소매로 훔쳐주고 가슴으로 안아주었다.

 

"다신 떠나지 않을꺼지?"

 

"그럼..."

 

벤취에 나란히 앉은 우리 위로 붉은 노을이 졌다.

그날 이후 은미를 고아원에서 인계받아 우리집에서 같이 살게 됐다.

 

 

 

지금 대학생인 아내 은미와의 첫만남을 서툰 글솜씨로나마 적어봤다.

난 내가 죽는날까지 이몸하나 다 바쳐 은미를 사랑할것이다.

앗...은미 학교갔다 올시간이다. 밥 앉혀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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