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아버지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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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1-03-02 ㅣ No.5392

어떤 말라깽이 꼬마 소년이 축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밤낮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그는 다른 소년들에 비해 체구가 너무 작아 경기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비록 아들은 늘 벤치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한번도 빠짐없이 스탠드에 앉아 게임을 즐겼다.

 

 

소년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작았다. 그러나 한번도 연습에 빠진적이 없었다. 그러나 한 게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는 4년동안 후보 선수로 지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늘 아들을 격려하며 스탠드를 지켰다. 젊은이는 대학에 입학해서도 여전히 경기에 뽑히지 못했다.

 

 

그러나 코치는 그가 연습경기에 온 정열을 쏟는 것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연습 때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힘든 역할을

도맡아 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선수 명단에 올려 주었다.

 

 

이 끈질긴 젊은이는 대학 4년 동안 한번도 연습에 빠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 게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축구시즌이 끝나갈 무렵 대결승전을 바로 코 앞에 둔 어느 날

젊은이는 전보를 받았다. "오늘 아침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코치님, 오늘 연습에 빠져도 될까요?" "이번 주는 쉬도록 해.

토요일의 게임에도 나오지 말고..."

 

 

토요일이 되었다. 팀의 게임이 잘 풀리지 않고 있었다.

후반전에 팀의 성적이 열 점이나 뒤지자 젊은이는 조용히 빈 라커룸으로

내려가 그의 축구 장비를 꺼내 입었다.

 

 

그가 필드의 사이드 라인으로 뛰어가자 코치와 팀의 선수들이 다같이 놀랬다. "코치님, 제발 뛰게 해 주세요. 오늘 저는 꼭 뛰어야 합니다."

 

 

그러나 코치는 그의 말을 못들은 척  했다. 이 중요한 결승전에

다른 선수 대신 그를 뛰게 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이는 끈질기게 매달렸다.

 

 

코치는 좀 안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나가도 좋아!"라고 말해버렸다.

그가 필드에 나간지 얼마 안되어 코치와 선수들 그리고 스탠드에 있던 관중들

모두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였다.

 

 

작은 체구에다 전에 한번도 뛴 적이 없는 무명의 선수가 게임을 리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팀은 사기가 올라 금새ㅐ 스코어가 동점이 되었다.

 

 

마침내 그는 경기 마지막 순간에 상대방의 패스를 가로채어 승리의

터치다운을 위해 질주하였다.

 

 

팬들은 열광하고 팀 동료들은 그를 어깨 위로 들어 올려 행가래쳤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아! 난 도저히 오늘의 일을 믿을 수가 없다.

 

 

네 활약은 정말 환상적이었어! 어떻게 된 건지 말 좀 해봐!" 코치가 말했다.

그는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코치를 바라보며 "코치님은 저의 아버지께서

앞을 보지 못하는 분이라는 것을 모르셨을 거에요. 아버지는 모든

게임에 오셨지만 실제로 게임을 보실 수는 없으셨지요.

 

 

그러나 이제 아버지께서 하늘나라에 가셨으니 오늘은 아버지께서 제가

게임 하는 것을 보실 수 있는 첫 순간인 셈이지요.

 

 

그래서 오늘 저는 아버지께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묵묵히 자기 자신을 지킨다는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오랜 인내와 자신의 컨트롤이 필요 하겠지요.

자신을 비우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된다는것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드러내지 않고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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