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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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zanac] 쪽지 캡슐

2000-04-13 ㅣ No.924

*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2

 

 

 ┌────────────────────────┐

 │♥  1.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

 └────────────────────────┘

 

   장소를 막론하고 아이들만 보면 너무너무 좋아하는 그녀..

 

   같이 어울려서 노는걸 보면 누가 애고 누가 어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노는걸 보면, 가끔 그녀의 정신 연령이

   무진장 궁금해지기도 한답니다. -_-;;

 

   그녀는 아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하루는 전철 안에서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갓난 애기를 보더니 질투 날 정도로 이뻐하더

   군요. 한 번만 안아봐도 되겠냐.. 손가락이 너무 귀엽다.. 어쩜 저

   렇게 뽀얀 피부를 가지고 있냐.. 제가 보기엔 애기 엄마도 질투 날

   정도 였답니다. 그런데 제 맘은 오죽했겠습니까..? T.T

   그렇게 안고, 만지고, 쓰다듬고, 한참을 하다, 우리가 내릴 정거장

   이 되어 어쩔 수 없이 그 아기와 헤어질 때가 된 그녀는 이내 서운

   한 기색을 하더니 제게 묻더군요. 여전히 눈은 그 아기에게로..

 

   " 저 애기 너~어~무 이쁘지? "

 

   솔직히 거짓말 하나도 안보테고 그 아기는 정말 못생겼었어요. -_-;

   그래서 하나두 안이쁘다구 했죠.  그런데 그녀는 그냥 이쁜 것도 아

   니고 너~어~무 이쁘다며 내릴 때 까지 눈을 떼지 못하더라구요.

 

   그 뿐 아니라, 버스에서건, 길에서건, 아이만 보면 좋아하는 그녀..

   가지고 있는 사탕, 먹고 있던 과자, 아낌없이 아이들 손에 쥐어주는

   그녀를 보며 전 깨달았습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거리는

   건 그녀가 끼고 있는 렌즈 때문이 아니라, 어린 아이를 사랑하는 그

   녀의 맑은 순수함에서 묻어나오는 세상의 빛이라고...

 

 ┌────────────────────────┐

 │♥  2.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환경의식이 강합니다. │

 └────────────────────────┘

 

   그녀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습니다. 그 식당은 금연이었기 때문에 담배

   하나를 꺼내 물고서 피웠죠. 길거리라 피우지 못하는 그녀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서.. ^_^;;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꽁초를 바닥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녀는 잡고 있던 나의 손을 놓더니 아까 내가 버린 꽁초를 주워서 버

   릴 곳을 찾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한참을 두리번 거려도 휴지통을

   찾지 못한 그녀는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어 꽁초를 싸서 다시 가방에

   넣어두는 것이었습니다. -_-;;;

   그리곤,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다시 쪼르르 달려와서 팔장을 끼곤

   걸어가는 그녀.. 전 너무나 창피했습니다. 한 번도 길거리에 담배꽁

   초나 쓰레기 버리는데 자책감을 느껴보지 않았었는데,. 그녀의 그런

   행동을 보고서 무척이나 놀랄 수밖에 없었죠.

 

   대놓고 무안을 주거나 면박을 주지 않았던 그녀..

   내 스스로 그것을 깨닫게 해준 그녀의 행동에 정말 고마웠답니다.

 

   그녀는 길거리에 쓰레기나 담배 꽁초 버리는걸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버릴 땐 꼭 딱지를 접어서 버리고 너무 작아서 딱

   지 접기에 힘든건 한 번 묶어서 버리더라구요.   

 

   쓰레기를 줄이는데 큰 몫을 한다는거죠.

   처음엔 그거 귀찮아서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귀찮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의외로 잼있었어요~ ^_^;;)

   그 후,.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쓰레기 버리는 방법’을 열심히 설명

   해 주었고, 친구들, 후배들 할꺼 없이 쓰레기 버리는 거 볼 때 마다

   이제부턴 이렇게 버려라..라고 선도(?)하게 되더군요. -_-;;;

 

   저희 어머니께서 제일 좋아하시더라구요. 정말로 쓰레기가  많이 줄

   었다면서, 그녀를 집에 한 번 데려오라고 하셨어요. 당신께서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씀 하시면서 말이에요~

 

   그래서, 그 다음날 그녀는 집에 와서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 재활용

   이 가능한 것과 아닌 것에 대한 설명 등등..  여러가지를 설명해 주

   고, 부모님께 점수 왕~창 따고 맛난 저녁까지 먹고서 돌아갔답니다.

 

   여러분도 지금부터 시작해 보세요~

   저는 이제 껌종이도 딱지 접어 버릴 만큼 습관이 되어버렸답니다.

   자연 사랑! 생각보다 한 번의 실천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

 │♥  3.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어른스럽습니다 . │

 └──────────────────────┘  

 

   그녀와 함께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썩 괜찮았던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극장을 나와 마로니에 공

   원으로 향했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공원의 모습이었는데,. 서울

   연극제 기간 이어서 여러가지 행사를 많이 하더라구요.

 

   그 중에 한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 중에 생일인 사람이 있었는데, 사

   회자가 앞으로 나오라고 하더니 예쁜 왕관 풍선을 머리에 씌워주고,

   사랑티켓을 상품으로 증정 해주더군요.

 

   아~ 부러워라~ 왕관 풍선이 정말 이뻤거든요.

   뺏아서 그녀에게 씌워주고 싶은 이 마음~  갸륵한 마음 뿐.. ^_^;;

   그녀를 집에 바래다줘야 할 시간이 되어 주차장에서 차를 가지러 갔

   는데,. 대학로 주차비 무지 비싸더군요. T.T 허흑~

 

   내내 별 말 없던 그녀가, 갑자기 아까 공원에서 보았던 생일 행사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인상 깊었나보다..싶어서

   다가오는 그녀의 생일에는 풍선으로 장식을 하고 파티를 해줘야겠다

   라고 머리 속으로 생각했죠~

 

   그녀가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할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흐뭇해지더

   라구요. 풍선이 가득한 생일.. 그녀가 정말 좋아하겠죠..?? ^_^;;

 

   근데, 갑자기 그녀가 제게 주로 생일에 뭘 하며 지내냐고 묻더군요.

   망설일것도 없이, 아침에 미역국을 먹고 저녁엔 친구들과 모여서 생

   일 파티를 하는게 대부분이라고 대답을 했죠. 제 말을 듣고 있던 그

   녀는 자기도 대부분 그렇게 보낸다며 이렇게 얘기를 잇더군요.

 " 생일엔 말야.. 물론, 누구보다도 태어난 사람의 탄생을 축하해주는

   그런 날이지.. 그래서, 그렇게 축하 파티도 하고 그러는 걸 테고..

   하지만,. 그렇게 축복 받기에 앞서 날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께 감사

   해야 하는 날이래. 아침에 미역국 먹기 전 엄마한테 가서 조금 쑥스

   럽더라도 엄마 손을 꼬옥 잡고서 이렇게 얘기해봐..

 

   낳아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리고, 이만큼 키워주셔서 감사

   합니다. 라고 말야.. 거기에다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면

   더욱 좋겠지..?  

 

   매 번 생일 때 마다 그렇게 하기엔 좀 쑥스럽고 힘들꺼야..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안해봤다고 했으니깐, 다가오는 생일 땐 꼭 그렇게 해

   봐.. 어머님께서 어이구~ 내 아들~ 하시며 궁딩이 뚜드려 주실껄..? "

 

   저보다 네 살 이나 어리지만, 이럴 때 무척 어른스러워 보인답니다.

 

 ┌────────────────────────┐

 │♥  4.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분위기를 잘 탑니다 .  │

 └────────────────────────┘

 

   평소 바다가 보고 싶다고 입버릇 처럼 얘기하던 그녀를 깜짝 놀래켜

   주려고 무작정 전화를 걸고선, 지금 집 앞으로 갈테니 외출 준비 하

   고 있으라고 말했습니다.

 

   매사에 궁금증이 많은 그녀가 왠 일로 고분 고분하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알았다고만 하더군요.

 

   역시, 찰떡~ 하면 궁합~ 인가 봅니다. ^_^;;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고,. 한없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햇살의 봄날..

   그녀를 기쁘게 해주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그런 날이었죠~

   그녀의 집 앞에서 시동을 끄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벌써 왔냐면서 호들갑 떠는걸 보니 아직 준비가 덜 끝났나 봅니다.

   아무래도 이쁘게 하고 나오라는 말에 이 옷 저 옷 입어보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뭘 입어도 이쁜데.. ^_^;;

 

   차 안에 혼자 앉아있기 뭐해서, 차 밖으로 나와서 그녀가 앉을 자리

   쪽으 기대어 서서 그녀를 기다렸어요. 현관문을 열고 그녀가 나오는

   군요. 이제는 어깨 넘어 까지 제법 기른 머리카락을 찰랑 거리며 핑

   크색 원피스를 입고서 말입니다. 신경 좀 썼네요~ ^_^;;;

   그녀에게 차 문을 열어주고 ’공주님 타시죠’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

   냈더니, (당연히 도도한 척 할 줄 알았는데..)활짝 웃으며 "땡~큐"

   하더니 볼에 뽀뽀를 해주는거에요. 애교 만점입니다. ^_^;;;

 

   인천 바다를 보러 가기엔 좀 싫고, 강원도로 가기에는 너무 멀고,..

   그래서 생각한 곳이 강화도 였습니다. 그런데 강화도로 가는 도로가

   무지 막히더군요. 그렇게 막힐줄은 몰랐었는데...

   그렇게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

 

   그럴줄 알았으면 그냥 강원도로 갈껄 그랬나봐요. -_-;;; 그래도 그

   녀는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지루하게 계속되던 교통체증을 시원

   한 수다로 잊게 해주었어요. 내겐 너무 이쁜 그녀랍니다. ^_^;;;

 

   깜깜한 밤 하늘 아래 바다가 보이더군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고,

   그 넓은 백사장에 우리 둘 만 덩그러니 서있었습니다.

 

   그녀는 아무런 말 없이 바다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혼자서

   백사장을 걷더군요. 무언가 생각할게 많았나봅니다. 그런 그녀를 혼

   자 내버려 두고 싶었어요. 괜히 제가 방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녀는 한참을 그렇게 걸어가더니 주저 앉더군요. 깜깜한 하늘 아래

   하얀 파도만이 보이는 바다를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평소, 그렇게 잘 떠들고 까불대던 그녀는 바다 앞에서 아무 말이 없

   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 까지 바라만 보았습니다.

 

   아무런 말 없이.. 그렇게 바라만 보았습니다..

 

   Rock Bar에 가서는 무대 휘젓고 다니면서 멋진 춤을 보여주었고, 고

   급 레스토랑에 데려 갔을 땐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모습으로 와인잔

   을 부딪혔고,. 놀이동산에 갔을 땐 어린아이 보다 더 천진스러운 모

   습으로 신나해했던 그녀..

 

   바다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뭐랄까.. 바다와 무척 잘 어울린다고 해

   야 맞는 표현일까요..?  무척 쓸쓸해보인다거나 청승 맞아 보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딜가나 그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그녀..

 

   아마도 그녀는 바다의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

 │♥  5.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헌신적입니다   │

 └─────────────────────┘

 

 

   전, 왠만하면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랍

   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아프지 않는 저도 한 번 씩 아플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얼마 전..이었습니다.

 

   몸에 힘도 없고, 어지럽고,. 스물스물 아파오는게 좀 이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했죠.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마음 놓고 쉴 수도 없는 노릇 이었습니다. 게다가 중요한 발표회 준

   비 까지 병행해야 했기에 그냥 강행하기로 했죠.

   아픈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무쇠꾼 났네~ -_-;;;

   오후 쯔음 그녀가 도서관에서 자료 수집 한 걸 가지고 집으로 왔고,

   그녀가 사온 분식 꺼리를 먹고, 다시 책상 위에 앉았는데.. 숨 쉬기

   가 힘들어지는거에요. 가슴에 뭔가가 꽈-악 막힌듯한 답답함이 계속

   됐고,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제게 좀 누워있으라며 이불을 덮어주며, 옆으로 가만히 눕더

   군요. 머리를 손으로 짚어보더니 밖으로 나가서 무언가를 가지고 들

   어 왔습니다. 정수기에서 받아온 차가운 물을 세수대야에 붓고선,

   수건을 담궈 꼭 짜서 제 이마에 얹어주는 것이었습니다.

 

   틈틈히 얼굴을 닦아주며 춥지 않냐고 계속 묻더군요. 무척 추웠습니

   다. 두꺼운 오리털 이불과 침대 밑에 깔려진 전기 장판, 그리고, 보

   일러 까지.. 집안은 후끈후끈 했지만, 전 그 후끈함을 알 리가 없었

   습니다. 계속 쏟아지는 식은땀과 답답해져오는 가슴의 압박감 뿐,..

   그때.. 그녀를 쳐다보았습니다.

   울고 있더군요. 가만히 저를 내려다보며 그녀는 울고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 하며.. 아프지 말라고 말하고 있

   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때 제

   겐 그녀를 안아줄 힘 조차 없었습니다.

 

   " 발이 시려워.. "

 

   힘 없이 뱉어낸 나의 말에 그녀가 못들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 방금 뭐라고 했어..? "

 

   전 다시 한 번 발이 시렵다고 말했고, 그녀는 알았다면서 고개를 끄

   덕이더니.. 침대 끝으로 가더라구요.  그녀는 두 손으로 제 두 발을

   꼬옥 잡고서 가슴으로 안아주었습니다. 입김을 불기도 했고, 손으로

   비비기도 하더니.. 발에 입을 맞추며 아프지 말라고 하더군요..

   계속 춥다는 제 말에 급기야 그녀는 옷을 벗습니다. 사람의 맨 몸으

   로 상대방의 체온을 높일 수 있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제 옷도 벗겼습니다. 맨 살의 몸으로 그녀는 저를 꼬~옥 안

   아 주었습니다. 그녀의 체온을 꼭 제가 다 빨아들이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제 몸은 따뜻해지고 있었습니다.

 

   제 몸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과 후끈한 실내 공기로 인해, 그녀는 땀

   을 흠~뻑 흘리고 있었어요. 온 힘을 다해 그녀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두 손으로 닦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안았습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몸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꼬-옥 나를 안아주고 있던 그녀는 내 곁에 없었고,. 침대 옆의 스텐

   드 불빛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거기엔 조그마한 쪽지가 한 장 있었고,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 의식도 없이 앓고 있는 당신을 보며.. 무척이나 많이 울었답니다.

   대신 아파줄 수만 있다면 정말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누워있을 때의 엄마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

   사랑하는 나의 당신.. 몸은 불덩이 같은데 계속 춥다던 당신의 말

   에 나의 체온을 나눠주었습니다. 내가 그 때 당신에게 해줄 수 있

   는건 그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내 마음을

   당신도 알았는지..  당신 몸의 체온이 점점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

   었습니다. 얼마나 기뻤던지.. 밤 새 당신 곁에서 지켜주고 싶었지

   만, 그러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다행히 사랑하는 당신의 곁에 제

   가 없어도 될 만큼 열이 많이 내렸고, 땀도 많이 흘렸어요.

   여기 약 지어다 놨어요. 잠결에 깨서 이걸 보거든 약 먹고 다시 자

   도록 해요.. 그리고, 씩씩한 목소리로 전화해야 해요~

   다음부터 내 앞에서 절대로 아프지 말아요. 마음 아파서 도저히 못

   보겠어요.. 또 아플려거든 숨어서 아프기~ 푸헤... (kidding..)

   난 씩씩한 당신의 모습이 좋아요~!!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해요..』

   어느새 제 눈엔 눈물이 고였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의 일들이 마치 꿈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이마에 찬 수건을 올려주었던 장면..

   나를 꼬옥 끌어안고 눈물 흘리며 아프지 말라고 했던 장면..

   나의 두 발을 손으로 비비며 입김을 불던 장면..

   부끄러움도 잊고 옷을 벗어 체온을 유지시켜 주려던 장면..

 

   이 모든게 영화 필름의 컷이 되어 머리 속을 스쳐 지나 가더군요..

 

   그 다음날.. 그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녀가 횡단보도 앞에 서있군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http://zanac.new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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