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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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진 [nohmj] 쪽지 캡슐

2000-04-24 ㅣ No.957

세상이 잠을 깨는 모습을...

 

마냥 컴컴하기는 한데.. 근원을 알 수 없는 흐릿한 여명이 세상을 감싸고...

 

잠이 덜 깬 사람의 휘청이는 발걸음 뒤로..

 

듬성듬성 달리는 자동차의 꽁무니를 쫓으며...

 

새벽이... 빛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었다..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스쳐도, 머리카락 보다 가는 빛이 땅을 보듬으며...

 

어둠이 물러갈 때를 알리고 있었다...

 

부활절 새벽... 홀린듯.. 지친 몸을 끌고 한참을 터벅터벅 걷다 보니....

 

그렇게 조용히 세상은 깨어 나고...

 

몽롱한 눈에 힘을 주며... 훔추린 어깨를 쫘악 펴고.. 욕심껏 새벽을 들이 마시다...

 

띠리리~ (옹~ 헤야~ 옹~ 헤야~ 어쩔시구~ 옹~해야~ )

 

"병균데요, 누나..."

 

엄한 전화 한통에 정신이 확~ 깨고...

 

세상은 어느새 아침이었다...

 

첫차가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미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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