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동성당 게시판

하루살이 인생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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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 [siyu1715] 쪽지 캡슐

2000-10-25 ㅣ No.1215

하루살이 인생..1부..

 

(생후 1시간 경과)

나는 지금 막 태어났다... 씨파... 아무것도 안 보인다.. 눈을 뜨려고 해도 떠지지 않는다.

날개에도 힘이 없다... 언제쯤 눈이 떠질려는지.....

내가 태어난 이상 오래도록 재미있게 살아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후 2시간 경과)

이제야 조금 살것 같다.. 날개도 움직인다. 눈도 떴다.... 드디어 세상의 빛이 보인다....

너무나 신기하다... 그러나 지금 너무나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나보다 먼저 태어난 이들이 말하길 우리는 하루살이라한다. 하루살고 끝이라고 한다.....

씨파... 차라리 낳지나 말지!!

 

(생후 3시간 경과)

난 드디어 깨달았다... 왜 우리가 이렇게 진화하지 못하는 하등생물체인지.....

인간들의 속담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씨파.... 우리에겐 역사가 없다... 하루아침에 모든것이 끝장인 우리인생에 무슨 역사가 있으랴..

 

(생후 4시간 경과)

지금 나는 고민중이다.... 다른 하루살이는 고민도 없는지 볼품없는 날개를 퍼덕거리며 비행연습을 한다..... 미련한 놈들.... 어짜피 하루살다가 죽을 운명.... 날아보아야 무엇하랴.....

인간중에 어떤 미친 놈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하루를 살아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다."

나는 이말이 나를 약올리는 말이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다.

그런 말을 했던 놈이 나의 입장에 있다고 생각해 봐라... 자유.. 날라다니는 것... 다 쓸데없는 짓이다....

왜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생후 5시간 경과)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렇게 절실히 실감하고 있지만 다른 하루살이는 형광등 주변에서 썬텐을 하고 있다....

날개를 잘 말리기 위해서란다... 미친 놈들...... 이제 20시간 정도 지나면 어짜피 잘 말려 질것을..

단지 시체로 써..... 씨파....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우리의 속담중에 이런 말이 있다.

" 내가 지금 헛되이 보낸 1분은 1분전에 죽은 하루살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1분전이었다."

나는 시간을 낭비해선 안된다.... 시간이 없다... 최상의 후회없는 삶을 살리라.....

 

(생후 6시간 경과)

시간이 지나니깐 하루살이인 나도 배가 고프다... 씨파...짜증이 난다...

어쩌피 하루살려면 배도 안고프게 창조 하지..... 우리에겐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

하지만 안먹으면 죽을것 같다.... 나는 죽음이 두렵다.... 나도 다른 하루살이처럼 곰팡이를 먹기로 했다..

 

(생후 7시간 경과)

곰팡이를 먹었다.... 우엑~~~~~ 씨파 올라올것만 같다..... 이런것을 어떻게 먹지....

다른 하루살이들은 너무나 좋아라 먹고 있다..... 미친놈들이다....

난 차라리 인간의 음식에 더 관심이 쏠린다.... 저기 피자가 있다..... 안전하게 착륙.....

지금 난 피자를 먹고 있다..... 헉~~~~~ 파리채로 나를 죽이려하는 인간이 있다... 쪼짠한 인간놈들......

내가 먹어야 얼마나 먹는다고 저 지랄을 할까.... 씨파....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생후 8시간 경과)

피자를 먹고 나니 배가 부르다.... 배가 부르니 잠이 온다.....

씨파....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잠을 자게 하루살이들을 창조했을까?

하느님이 원망스럽다..... 차라리 파리로 태어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3부를 기대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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