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성당 게시판
나는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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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한 때는 나도 곱디 고운 얼굴에 예쁘게 분칠하고 건강을 자랑하듯 젊음으로 생기가 넘쳤었지.
예쁜 옷 입고 거울 앞에서 미소지을 땐 그 모습에 내가 반하기도 했네.
세월이 무엇인가! 마냥 젋기만 할줄 알았던게 나의 무지인가!
일그러져가는 내 얼굴 늘어지는 피부 스며드는 황혼을 어찌 막을손가!
아들 낳았다 기뻐뛰고 딸 낳았다 살림밑천이라 마음든든했고 쥐면 터질까 불면 날아갈까 애정과 정성으로 애지중지 키운 내자식!
이제는 기력없는 이 몸 혼자서 할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그 자식을 낳고 미역국 먹은 자신이 부끄러워지네 이 깊은 골짜기에 날 두고... 하지만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보고싶은 내 새끼!
정에 굶주리고 사랑에 굶주린 내가 될 줄 예전엔 생각도 못했네.
이제는 정신마저 혼미하여 날 잊고 산다네.
이것이 똥인지 저것이 밥인지 가르쳐준들 내가 알까
몸이 아프고 배가고파도 말도할 줄 모르고 욕창으로 몸이 썩어가도 죽은듯이 난 모르네. 다만 천사처럼 아기처럼 미소만 지을뿐.
먹여주면 먹고 닦아주면 웃고 싸는것조차 내 맘대로 할수없어 부끄러운 곳마저 드러내어 맡기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바보가 되었네.
나를 보는 이들은 왜 혀를 끌끌찰까!
예쁘게 빗어넘기던 내 머리도 봉사자의 손길로 이젠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도 어렵게 돼버렸네.
날마다 닦아줘도 냄새나는 내 몸 기저귀에 실례를 해놓고도 미안해할줄 모르고 누군가의 손길만 기다리니 이것이 어디 삶인가! 그러나 죽음인들 내가 알까!
가끔씩 찾아오는 손길들.. 따뜻한 미소와 부드런 손길이 오늘도 그립네. 이 못난 인간 안아주고, 닦아주고, 웃어주며 옴몸을 땀으로 적셔도 날 사랑한다 하는 그들...
이 못난 나를 보고 천사라하며 더러운 이내몸 닦아주네. 감사하단 말도 할줄 모르는 나는 바보라네.
지금은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르지만 과거에 내 잘못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싶네.
그리고... 말하고싶네. 그저... 서로 사랑하며 살라고...
내가 이 세상 떠나는 그날! 그날엔... 비가 왔으면 좋겠네. 내 마음을 대신하는 비가...
경기도 포천의 양로원 ’마리아의집’---
모든이가 해피하기를 영란 실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