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료실

2010.5.21 아름다운 쉼터(두사람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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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05-21 ㅣ No.397

두 사람의 선택(‘좋은생각’ 중에서)

도시로 나가 큰돈을 번 두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한 노인이 마을 어귀에서 징을 들고 서 있었다. “나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징을 쳐 주는 사람이네. 당신들의 남은 생은 사흘뿐이오. 사흘째 되는 날, 해가 지면 내가 징을 치며 나타날 것이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당신들은 세상을 떠난다오.”

두 사람은 눈앞이 캄캄했다. 고생 끝에 고향에 돌아왔는데 사흘밖에 못 산다니... 그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사람은 그동안 번 돈을 세며 망연자실했다. “곧 죽을 텐데 다 무슨 소용이람?” 그는 돈을 쓰기도 전에 죽는 것이 억울해 모조리 불태웠다. 그리고 먹지도 자지도 않고 가만히 누워 죽을 날만 기다렸다. 사흘째 되는 날 노인이 찾아왔고, 그는 징 소리와 함께 눈을 감았다.

그러나 두 번째 사람은 달랐다. ‘어렸을 때 혼자 된 나를 고향 어르신들이 보살펴 주셨지. 그분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떠나야겠어.’ 그는 마을에 다리를 놓고,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바쁘게 공사를 진행하느라 노인의 말은 까맣게 잊고서.

사흘째 되는 날,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잔치를 벌였다. 풍악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하던 그때,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몇 번이나 징을 쳤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결국 노인은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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