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그냥 시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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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cek0947] 쪽지 캡슐

2000-09-05 ㅣ No.2869

             

나를 절망의 바다 끝까지 떨어지게 하소서.

잊고 살아온 작은 행복을 비로소 볼 수 있게.

겁에 질린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라 해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그런 입술을 주시고

 

내 눈물이 마르면 더 큰 고난 닥쳐와 울부짖게 하시고

차라리 울도록 하시며

내가 죽는 날까지 내가 노력한 그 이상은

그저 운으로 얻지 않고 뿌리치게 도와주시기를.

 

거친 비바람에도 모진 파도 속에도 흔들림없도록

커다란 날개를 주시어 멀리 날개 하소서.

내가 날 수 있는 그 끝까지.

하지만 내 등뒤편에서 사라진 친구가 부르면

아무 망설임없이 이제껏 달려온 그 길을

뒤돌아 달려가 안아줄     

그런 젋은 가슴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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