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이렛날은너희하느님야훼앞에서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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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영 [oteresa] 쪽지 캡슐

2000-03-03 ㅣ No.1116

 (나해) 연중 제 9 주일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신명 5,14)  

 

바쁘고 숨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점점 더 세상 속으로 빠져 들어가 어느새 지쳐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느님께 내어 드리지 못한 걱정거리들을 꼭 쥐고서 말입니다. 지금 겪고있는 복잡한 일들이 해결되어 하루빨리 편히 쉬고 싶다는 조급함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진정으로 쉴 수 있을 때가 우리가 진정으로 모든 것을 그분께 내어 맡기는 것이 아닐까요.  

 

 

복 음 (마르 2,23-3,6)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 가시게 되었다. 그 때 함께 가던 제자들이 밀이삭을 자르기 시작하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보십시오, 왜 저 사람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반문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에비아달 대사제 때에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 가서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었다. 그 빵은 사제들밖에는 아무도 먹을 수 없는 빵이 아니었더냐?" 예수께서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이 되어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 가셨는데 마침 거기에 한 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예수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기만 하면 고발하려고 지켜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는 "일어나서 이 앞으로 나오너라" 하시고 사람들을 향하여는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은 말문이 막혔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탄식하시며 노기 띤 얼굴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은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나가서 즉시 헤로데 당원들과 만나 예수를 없애 버릴 방도를 모의하였다.

 

 

제 1 독서 (신명 5,12-15)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 너희 하느님 야훼가 분부하는 대로 해야 한다. 엿새 동안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고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그 날 너희는 어떤 생업에도 종사하지 못한다. 너희와 너희 아들 딸, 남종 여종뿐 아니라 소와 나귀와 그 밖의 모든 가축과 집안에 머무는 식객이라도 일을 하지 못한다. 그래야 네 남종과 여종도 너처럼 쉴 것이 아니냐? 너희는 에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생각하여라. 너희 하느님 야훼가 억센 손으로 내리치고 팔을 뻗어 너희를 거기에서 이끌어 내었다. 그러므로 너희 하느님 야훼가 안식일을 지키라고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제 2 독서 (2고린 4,6-11)

’어둠에서 빛이 비쳐 오너라’ 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 속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 엄청난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 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나 예수의 죽음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결국 드러나는 것은 예수의 생명이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언제나 예수를 위해서 죽음의 위험을 격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죽을 몸에 예수의 생명이 살아 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

 

 

 

 

                                                                길라잡이

 

신명기에 의한 오늘 제 1 독서는 안식일이 에집트에서 혹사당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서 해방시켜주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안식일이 거룩한 날이 되려면, 하느님 앞에서 이웃 앞에서 정의와 사랑을 실현해야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에집트 종살이에서 구출하신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이웃 사람들을 종살이에서 구출해야 했습니다. 안식일 규정은 이 같은 본래의 정신을 살려야 거룩한 날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행동과 말씀으로 안식일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되살려내십니다. 예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자를 고쳐주고 마귀에 사로잡힌 사람을 해방시켜주고 죄를 용서해주는 기적이야말로 안식일에 이루어져야 할 해방이요,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는 일임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역설하십니다. 실상 예수께서 당신 육화(사람되심)와 죽음과 부활로써 ’새로운 시대’, 즉 진정한 축제일을 열어놓으시고 제정해 놓으신 것입니다. 그분이 역사 안으로 들어오심으로써 마지막 시대, 결정적 해방이 이루어지는 시대, 새로운 창조가 이룩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거치신 빠스카(죽을 통하여 부활에로 건너감)로 인하여 주간의 마지막 날인 안식일이 ’주일(主日, 주님의 날)’로 건너가게 된 것입니다. ’주님의 날’인 주일은 부활의 날이요, 빠스카의 날이요, 구원의 날이며 교회가 탄생한 교회의 날입니다. 주일은 개인의 날이 아니라 공동체의 날이며 온 인류가 한가족으로 되어야 할 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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