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나도? 물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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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1-08-05 ㅣ No.2679

 

 아마 올해 부터인가 봅니다.

 

 날이 아무리 더워도, 덥다 ..추워도 춥다 소리하지 말자고 생각한것은.....

 

 이런 날씨 느끼지 못하고 주위에서 한, 둘 떠나는 사람들을 보아서 인가 봅니다.

 

그리고 이 더위 끝나면 예측한데로 가을이 오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나이를 정월 초하루날 떡국 먹으면서 먹는게 아니라 가을에 먹는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이웃집 아줌마 아저씨 또 엄마 나이였던 숫자의 나이가 제 나이라니 도무지.......

 

 부엌 창가에서는 성급한 귀뚜라미가 울어데고 있더라구요.

 

 젊었을땐 봄에 민감하더니 나이들면서 가을에 더 민감해지는것 같습니다.

남자, 여자 만나서 사랑하고, 아이 낳고 살고 늙어간다는게 아름답기도하고 슬프게도 느껴지거든요.

 

 여름이 깊은 날에 납량특집?

전 사람의 유골을 보았습니다.

해골도....

더불어 많은 묵상거리가 되어 뇌리에 떠나지 않아 열대아 현상으로 잠 못 이룬다는 밤에 잠 안오는데 더 보탬이 되어주었지요..

60억 인구에 단 한명도 예외 없이 공유하는 경험이라는데 왜 나는, 나는 아닐꺼야.. 아니 나완 상관없는 일 하고

모른 척 하고 살았는지 모릅니다.

60억 인구 수 만큼이나 다양한 죽음이 존재하고 있다지만 죽음은 죽음이지요.

 

 윤을수 신부님의 이장식날 영정사진 속에는 웃고 계셨지만 그 분의 유골은 대비였습니다.

실체 이몸으로 많은 애증을 겪으셨을 것이고 또 소로본 대학을 다니시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썩지 않은 나이롱 양말속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발가락의 뼈...

 

 작년에 조모님 이장으로 이미 한번의 경험이 있었지만 신부님의 이장은 묵상거리가 되어 다가 왔습니다.

하던 말도 멈출 지경인데 군데 군데 들리는 말 소리가 아직 우린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지요.

 

 밖으로 드러난 뼈들이 이렇게 되니 더 사랑하고, 예쁘게 살아야 한다는걸 말 해주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야 뼈 에서도 꽃이 핀다.

그래야 보이지 않는 영혼에서 향기가 난다.하는 침묵의 소리가 들리는듯 했습니다.

 

 나는? 아닐꺼야.....하고 잊고 살았는데

가만보니 죽지 않고 제 곁에 오래 있을것 같은 엄마도 가셨고, 제 주위에 있었던 많은 어른들이 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세삼 떠오르더라구요.

 

 어느 수도회에서 수사님들의 아침 인사 말이 "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하면 "물론입니다" 라고 응답을 한다 하더군요.

 

 그럼 나도? 물론이지...네가 용가리 통뼈냐??  천재 아닌것을 기뻐해라.

 천재들은 다 일찍 요절하는것을 보았기에.....

 

 물론이여.. 당근이지...

 

 혼자 대답해 봅니다. 나도 죽는다!

 

 우리 몸이 자석이라던데 더 많이 사랑하고 양보하고 해서 좋은 기운을 가져야겠다고 마음 들더라구요

 슬픈 마음엔 욕심스런 마음엔 그런 일만 생긴다고 하니 말입니다.

 

 참, 오늘은 저희 증조모님 제사날.

맏 증손주 며느리인 저는 바쁠것 입니다.

아마도 여름 제사가 많은것 보면 조상님 다들 더위 잡수셔서 돌아가셨나 하는 의심이 드는데 오늘은 전기료 아끼지 말구 에어컨 빵빵이 틀어야겠습니다.

이 글 보시는 분들 ...

오늘도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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