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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 [74.115.139.*]

2007-02-11 ㅣ No.4975

(처음 쓴 글 조금 요약하고요, 쓰다만 나머지 더 붙였습니다. ) 

 

님의 부군은 합리주의적 지성이 대단한 분인가 봅니다.

신앙을 갖기 이전 자신 안에 가진 신관념과 사유를 가지신 분이니 신앙의 신이 아닌

'철학의 신' 안에서 토론을 해야겠군요.


우선은 악의 문제, 신의 존재에 대한 일반적 토론을 거친다음, 부군께서 내놓으신 말씀을

분석하며 하나하나 응답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사실 부군의 논리는 철학과 문학의 주제로 사방에 흩으러져 있는 '악의 문제' 중의 핵심 부분의 하나입니다.

 

도스토에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네 형제' 안에서 형제의 대화 중에 바로 그런 부분이 등장합니다.

 

"왜 신이 있다면 저 어린 무죄한 아기가 병이 들고 고통을 당하다 죽는 일이 있고, 죄악을 저지르는

자들이 잘 살고 양심을 지키고 선한 사람이 가난에 시달리거나 압박을 받아야하고, 천재지변이 일어나 선량한 사람들 마을 전체가 한꺼번에 재앙을 당하고.....  세상을 만들었다고 하는  신은 없다고 보야야  한다!"

 

이 논리의 귀결은 신이 세상 모든 악을 저지르거나 막을 수 있는데도 방조하거나, 더 나아가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죄악을 막지 않고 내버려 두는 공범의 역할을 하니, 우리 이성에 불합리할 뿐 아니라

있더라도 우리가 철저히 배척해야 할 존재라는 것입니다. 니체의 말로는 '신은 죽었다'라는 논리.

 

이러한 논증 속의 신은 사실 악의 근원인 존재, 즉 '악의 신'입니다. 그런 신은 본인 스스로 말하듯 존재하지 않고 또 우리 순수 이성으로도 그런 불합리하고 모순된 존재는 배척되어야 합니다. 저도 그런 신은 절대로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저지르는 나쁜 짓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 신은 바로 인간 속에 들은 '악'일 뿐입니다.

 

즉 악을 품은 인간이 바로 그 신이라는 결론입니다. 히틀러가 수백만의 선량한 사람을 죽였고 그 책임이 신에게 있다면 죄악의 책임을 감당 못하고 자살한 히틀러 자신이 신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책임은 민중을 지도하고 정책을 세우고 지휘한 '행위자'가 져야지 그것과 관계 없는 어떤 존재, 신이라는 존재가 져야 한다는 것은 인간 이성으로는 도무지 용납 못 할 논리가 아닙니까? (더구나  신앙을 거부하기까지한 히틀러가 그것을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면서 자행한 것도 아니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세계 내에 '체험의 주체'로서 그러한 악의 문제, 고통, 죽음 같은 인간이 넘을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부딪혀 '왜'라는 고뇌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논리나 합리성으로는 답을 얻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넘어 답을 줄 어떤 '초월자' - 신- 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는 부군과 같이 불합리한 악의 존재를 이유로 신의 존재를 거부하는 사람도

‘신이 있다면 반드시 선하고 완전한 분이어야 하고 세상 모든 것을 만들고 주재하는 그런 분이어야 한다’는 초월자, 전능 전지의 개념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런데 왜 악이 있을 수 있는가?


우선은 악이 무엇인가부터 규명해 보아야합니다.

사실 '악'이라는 것은 스스로 있는 어떤 적극적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고통, 불행, 폭력...  이런 '악'들이 '선'에  반대급부적 존재로 여겨지지만, 사실 '악'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선의 결핍'입니다.

 

예를 들면 그림자는 우리가 알기에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 관념되어 있지만

존재성에서 보자면  그것은 빛이 결핍된 어떤 상태이지

분명 에네르기와 전자의 파장으로 '있는' 빛에 상반되는 어떤  적극적 존재가 아닙니다.

 

밤이란 사람의 감각적 관념에서 낮에 반대되는 시간이지만 사실은 빛이 '없는' '결핍된' 상태인 것입니다..

 

인간의  병도 몸 안에 당연히 있도록 되어 있는 어떤  '질서'나 구조 성분이 '파괴' 되었거나

'결핍'된 상태이지 몸 안에 어떤 적극적 존재가 들어가 앉은 상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어떤 부분에 해당하는 ‘결핍 상태’를 보고 전체의 선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즉, 빛의 결여 상태인 그림자를 보고 빛(선)의 근원이라는 태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더 낫다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저 아름다운 무지개는 선녀들이 걸쳐놓은 다리입니까?  저 먹구름 뒤에는 찬란한 태양이 언제나 떠 있지 않습니까?


세상의 악 때문에 선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그와 같습니다.


그러면 ‘결핍 상태’인 악은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 가요?


악은 선을 전제로 선에 따라 붙는 부분적인 결여입니다. 없는 물건을 훔칠 수 없듯이 있는 좋은 것을

전제로 도둑질이라는 악이 발생합니다. 이것은 생각하며 선택을 할 줄 아는 ‘의식자’인 사람이 하는

‘질서 파괴’나  장애의 행위로서 죄라는 것입니다. 악은 죄에서 발생합니다. 죄에서 나온 악은

죄악이라고 하죠. 이것은  자연심성인 양심이 잘 아는 것입니다.


인간을 왜 그렇게 죄악을 짓도록 만들었냐고 그 궁극 책임을 신에게 돌린다면 그것은,

세상 모든 것을 만드셨을 신이 또한 그것을 파괴하는 악취미가 있어

사람을 잔인하게 괴롭히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신을 오해하면 자연적으로  신을 거부하게 됩니다.

신은 악을 즐기는 분이 아니라 괴로워 할 분이 분명합니다.


히틀러 처럼 인간의 고의성이 저지르는 죄악 말고도 세상의 악은 작고 큰 규모로 비일비재합니다.

대형 교통사고, 비행기 추락, 타이타닉 함의 침몰, 쓰나미 해일의 대형 재해, 지진, 화산 폭발, 에이즈, 중세 한 때 세상을 휩쓴 페스트, 무죄한 사람들의 고통, 죽음....   이러한 파괴의 힘과 고통을 신이 즐길까요?

 

신에 대한 오해입니다. 신도 인간 이상으로 괴로워 할 것입니다.

 


사실 인간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악과 고통의 원인은 단 한 가지입니다.


저 무한 우주를 내어다보며 명상하며 그 넘어로까지 무한자, 신의 영역까지 통교할 수 있는

영능을 지닌 ‘의식자’인 인간이 ‘무의식자’인 모든 피조물들을 대표하고 다스릴 왕권을 행사하지

못 하고, 그 무의식자인 물질에 종속되어 그 물리적, 화학적, 전자적, 역학적...  원리에 지배를 받아

함께 생성 소멸하는 비천한 존재로 있다는 ‘비극’입니다.


생명의 힘은 느끼기에 마치도 우리가 영원히 살아있을 것 같아 죽음도 생각하기 싫고, 신의 문제도

오해이건 정해이건 나중으로 미루어 부칠 수 있을 만큼 자신감, 자존감을 주지만, 실제로 인간은

자기를 구성하는 물질, 몸의 작은 질서의 파괴 하나로라도 그 생명을 잃는 고통, 그 두려움, 허무함,

의문...  등의 고뇌에 절규하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물질의 원리에 종속되고 지배를 받는 몸을 벗어나 신과 같은 영적 존재라면

세상에 비일비재하는 그 모든 사고와 재해의 고통을 당하지 않고 죽음이라는 비극의 종말이 없을 텐데요...


그러므로 세상 모든 악의 문제는 흙덩이에 들어 앉은 ‘영원성을 지닌 영혼’의 문제입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이 문제에 답을 줄 분은, 인간의 능력을 훨씬 넘는 초월자, ‘선한 신’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신의 존재는 인간 이성의 합리적 논리라기 보다는  요청입니다.


실제로 신을 만나고 체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신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 이야기들이

합쳐지고 종합되어 ‘종교’라는 신과의 만남의 장소가 생겼고  신의 이야기에는 신의 입장에서 본

인간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에 인간 비극의 원인 설명도 함께 있습니다.

(이것이 성서입니다. )


그래서 종교는 신을 만나도록 가르켜 주는 안내소입니다.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가리키는 달은 보지를 않고 손가락만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것도 나쁜 것을

보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종교가 정신 수양과 인격 도야를 위한 것이라고...  사실 종교의 핵심을

모르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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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부군의 논리를 분석해 보면서 드리는 응답입니다.


“인격 완성, 책임 완수를 하는 것이 삶의 모든 것?”


실제로 훌륭한 인격과 사명을 수행한 위인들의 대부분이 깊은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 이전의

옛 성현들은 그들 자신이 붙인 이름의 신을  각각 만났습니다. 공자님은 (기원전 5세기) 천륜, 지천명, 진인사 대천명....  그 하늘 ‘천’의 이름으로 인간을 초월하는 신을 불렀고,

 

소크라테스도 자기 안에서 ‘로고스’ (말씀 이라는 뜻) 가 속삭여준다며 자신의 깨달음과 가르침의 원천이 있음을 소개했으며

 

위대한 음악가들도 신앙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바하,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마이클 잭슨은 아니고..)


부군의 논리는 정연하고 빈틈없이 들리지만

사실은 인간, 신, 악마의 개념이 뒤죽박죽 이군요,


실미도 사건, 민주 항쟁의 희생자들...  이런 고통을 ‘드높은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신앙인이

실제로 주변에 있나요? 사람이 잘못으로 저지르는 것을 '드높은 신의 뜻‘이라고 누가 말한다면

여기의 신은 ‘악마’를 말하는 것입니다. 무죄하거나 의로운 열사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사람이거나 악마의 뜻이지요. 부군은 그런 악마와 신을 같은

의미로 쓰고 있으니 신이 있다가도 없고 있더라도 있을 필요가 없는 거죠.


나찌의 살륙은 인간의 짓으로 인간의 죄악이지 신이 책임을 질 죄악이 아닙니다.

정상적 사고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신 앞에 지은 인간의 죄라고 말을 하겠지요.

죽이는 건 히틀러가 하고 책임은 히틀러도 믿지 않은 신이 하고...   논리의 어폐입니다.


“귀신이 있다면 그런 짐승보다 못한 놈들을 그냥 놔둘 수 있겠는가?”

부군이 여기서 말하는 ‘귀신’은 또 의로우신 하느님을 뜻하는 군요.

보이는 천벌이 내리지 않으니까 그런 신이 없다하니 한편 구원도 용서라는 것도 없겠지요.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를 통해 구원받는 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해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 그 죄가 누구로 인해 사해질 수도 없는 것이고...  죽을 때 까지 자기 완성, 인격 수양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그건 늘 나를 돌아보는 삶의 태도로서만 가능한 것이지 누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자신이 모든 윤리성과 소명의 주체라는 강한 의식은 참 좋습니다.

자기 완성, 인격 수양이란 자신의 모자람, 즉 오류, 시행 착오, 잘 못, 미숙...  이라는 개선해야

할 여지가 분명 있다는 뜻이고,

 

다른 말로는,

 그  '여지' 안에는 용서를 받아야 할 일과  남의 잘못, 미숙을 용납, 용서해야 할 부분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그러면서도  자기가 잘못한 일에 자기가 책임을 모두 질 수 있다면 처음부터

스스로 완벽함을 시사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자기 완성, 인격 수양은 처음부터 필요가 없는거죠.,

뿐만 아니라,

또한 남들도 나처럼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음을 요하니, 남이 내게 끼친 해악은 내가 용서 못한다는 뜻 아닙니까? 이것은 대단한 비현실이지 않습니까?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도 어쩔 수 없이 내가 짋어져야 할 몫이 있다.”


여기의 신은 ‘인격신’임을 제대로 말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짊어져야할 몫, 즉 책임이란

받은 소명의 일입니다. 신에게 소명은 누가 주나요? 사람이? 

사람의 소명을 받은 신?  신의 소명을 받은 사람?  

둘 중에 하나는 말이 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신을 사람의 높이로 끌어 내리면 이런 말이 가능합니다.

 


“남을 통한 구원, 용서..”


그리스도교에 말하는 그리스도의  대속, 속죄를 부정하는 건지?

선한 신을 부정하고 죽음이 아무렇지도 않고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구원이란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지요? 

 

현실, 죽음을 보는 현실감이 결여된 구원, 용서... 그런 말인 것 같습니다.

 

부군의 주장은

양심을 철저히 지키고 규율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하는 유형적 논리입니다.

교회사 안에서도 비슷한 논리를 전개한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스스로 덕을 쌓고 완덕에

이를 수 있고 신의 은총은 조금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물론 이단시되었습니다만...

 

두서없이 긴 글을 쓴 것 같습니다. 그저 일반 내용은 참작하시고

반론 내용은 잘 새겨 보시면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그러나 부군이 워낙 말솜씨가 좋으셔서

감당하시기 어렵겠네요.  제가 듣기에는 개념적 어폐, 자가당착, 비현실이 많이 보이지만은요.

 

싸우지는 마시고요 ^^    기도 많이 해 주시고요, 하느님은 말씀 뿐만 아니라

사건을 통해서도 많이 가르치십니다. 강한 대쪽일 수록 쉽게 부러지기도 합니다. 성 바오로 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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