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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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성 [theresa9] 쪽지 캡슐

2000-07-04 ㅣ No.1410

길의 노래

 

너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때로는 멀찍이 서서 바라보는 것도

너를 향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겠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보다

묵묵히 너의 뒷보습이 되어 주는 것도

너를 향한 더 큰 사랑인 줄 알겠다.

 

너로인해, 너를 알게 됨으로

내 가슴에 슬픔이 고이지 않는 날이 없었지만

네가 있어 오늘 하루도 넉넉하였음을...

 

네 생각마저 접으면

어김없이 서쪽 하늘을 벌겋게 수놓는 저녁해.

자신은 지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운 뒷배경이 되는

그 숭고한 헌신을 보면

내 사랑 또한 고운 빛깔로 마알갛게 번지는

저녁해가 되고 싶었다.

 

마지막 가는 너의 뒷모습까지 감싸줄 수 있는

서쪽 하늘 그 배경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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