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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어린아이의 편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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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데레사 [jung9711] 쪽지 캡슐

2000-09-21 ㅣ No.1595

7살 꼬마 아이의 편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난 그날도 평소처럼 집앞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난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보고 거기서 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

 

결국 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위독한 생명을 기적적으로 찾았다.

 

그러나 의식이돌아오는 는 동시에 난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렇다 난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고 결국 아무 일도 할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7 살 밖에 안되는 소녀였다.

 

" 아저씨, 아저씨 여긴 왜 왔어여?"

 

" 야, 꼬마야!! 아저씨 귀찮으니까 저리가서 놀아."

 

" 아, 아저씨.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여, 꼭 미이라 같다"

 

" 야! 이 꼬마가 정말. 너 저리 가서 안 놀래."

 

그렇다. 그녀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 병실환자였다.

 

" 아저씨. 근데 아저씨 화내지 말아. 여기 아픈 사람투성인데 아저씨만 아픈거 아니자너여. 그러지 말고 아저씨 나랑 친구해요.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잘됐다."

 

" 꼬마야. 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

 

" 그래. 아저씨... 근데 언제라도 아저씨 기분 풀릴때 말해. 난 정혜야. 오정혜! 그동안 친구가 없어서 심심했는데. 같은 병실 쓰는사람 이 고작 한다는 말이 귀찮다야?"

 

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다음 날

 

" 아저씨, 그런데 아저씬 왜 이렇게 한숨만 푹 푹 셔데."

 

" 정혜라고 했나! 너도 하루 아침에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무섭지. 그래서 아저씬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숨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

 

" 근데, 울 엄마가 그랬어여. 병이란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내가 환자라고 생각하면 환자지만 환자라고 생각 안하면 환자가 아니라고. 그래서 난 절대로 날 환자라 생각 안해요.

 

그러니까 여기 있는 모두 다 불쌍해보여. 정말 안쓰러워. 얼마전 그 침대쓰던 언니가 하늘에 갔어. 엄마는 그 언니는 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 별이 되어서 어두운 밤에도 사람 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준다고."

 

"음. 그래 넌 무슨 병때문에 왔는데."

 

" 음.. 그건 비밀.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 했어. 이젠 1달 뒤면 더이상 병원 올 필요 없다고."

 

" 그래? 다행이구나."

 

" 아저씨, 그러니까 1달 뒤믄 나 보고 싶어도 못보니까.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지 말고 나랑 놀아조. 응. 아저씨..."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비췄다. 그녀의 한 마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말이다.

 

그후로 난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었다.

 

" 자!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

 

" 언니 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돼. 나 지금 안맞을래."

 

" 그럼, 아저씨랑 결혼 못하지. 주사를 맞아야 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

 

" 칫"

 

그리곤 그녀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

 

그렇다. 어느 새 그녀와 나는 병원에서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녘마다 산책을 했고 7살 꼬마아이가 쓴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 주위 사람,풍경 얘기 등 을 들려 주웠다.

 

" 아저씨, 김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 줄 알아."

 

" 글쎄..."

 

" 코는 완전 딸기코에다, 입은 하마입, 그리고 눈은 쪽제비 같이 생겼다. 정말 도둑놈 같이 생겼어. 나 첨 병원 오던 날 정말 그 선생님 보고 집에 가겠다고 막 울었어."

 

" 크크크흐흐."

 

"아저씨 왜 웃어."

 

"아니, 그 김선생 생각 하니까 그냥 웃기네. 꼭 목소리는 텔레비젼 에 나오는 탤런트나 성우처럼 멋진데 말이야."

 

"하하~~~"

 

" 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

 

" 음.. 나 아저씨랑 결혼하는 거."

 

" 에이. 정혜는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 응.."

 

" 그렇게 잘생겼어?"

 

" 음...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 디게 못생겼다. 꼭 포케몬스터 괴물같애."

 

 

 

그러나 그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

 

2주후 나는 병원에서 퇴원 했다.

 

그녀는 울면서 " 아저씨 나 퇴원 할때 되면 꼭 와야돼 알겠지???? 응.. 약속"

 

" 그래 약속." 우는 그녀를 볼수는 없었지만 가녀린 새끼 손가락에 고리를 걸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 최호섭씨?"

 

" 예. 제가 최호섭입니다."

 

" 축하합니다. 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

 

" 지.. 진짜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일주일 후 난 이식수술을 받고 3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측에 감사편지를 썼다.

 

그리고 나아가서 기증자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난 그만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기증자는 다름 아닌 정혜였던 것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바로 내가 퇴원하고 일주일 뒤가

 

정혜의 수술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백혈병 말기환자였던 것이다.... 난 그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난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부모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가 많이 좋아했어요."

 

" 예."

 

" 아이가 수술하는 날 많이 찾았는데."

 

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꼭 눈을 아저씨 주고 싶다고.

 

그리고 꼭 이 편지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

 

그 또박 또박 적은 편지에는7살짜리 글씨로 이렇게 써있었다.

 

’ 아저씨! 나 정혜야.... 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 옛날에 옆 침대 언니도 거기에서 하늘로 갔는데, 정혜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저씨 내가 만일 하늘로 가면 나 아저씨 눈 할께. 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께. 아저씨랑 결혼은 못하니까. 하지만 수술실 나오면. 아저씨랑 결혼할래. 아저씨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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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슬퍼서 또 퍼왔어요.  흑흑흑

7살아이라 그런지 더 슬픈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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