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절두산을 지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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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1-01-26 ㅣ No.2129

누에머리라고 일컬었던 그곳이

무시무시한(?) 절두산으로 바뀐 것이

언제일런지 생각해 봅니다.

 

사람의 머리가 고사상의 돼지머리보다

가볍게 여겨지던 미치광이 시절을 그려봅니다.

 

도대체 얼마나 강한 신념이기에

다소곳이 그러나 당당하게

주님위해 몸바칠 수 있었을까?

감히 상상해 봅니다.

 

미친듯이 불어 오던 칼바람을 오롯이 마주하며

역사의 산증인이 되어 시린 가슴으로 보듬고

오늘도 유유히 흘러 가는 한강물을 봅니다.

 

주님!

피흘리는 순교는 차마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단조로운 일상에 젖어있다가

신앙생활은 액세서리인양 여기고

그 옛날 진리위해 몸바치신 순교자들을

자랑만하고있는 제가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강한 채찍으로 내리쳐 주소서.

 

조그마한 고통에도 당신을 원망하며

살아가는 저희들에게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갖게 해주소서.

 

그 옛날 순교자들처럼

일상에서 죽게하소서.

 

갈무리하고 싶은 부끄러운 신앙생활을

채찍질해 주소서.

 

뜻하지 않게 다가오는 아픔들을 이겨내는

무명순교자라도 되게 하소서.

 

당신이 짊어지셨던 그 무거운 십자가를

제게 도로 주소서.

 

유유히 흐르는 한강물과

꿋꿋이 버티고 서 있는

절두산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비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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