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약현성당 게시판

아빠의 향기-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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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심 [maria6082] 쪽지 캡슐

2002-02-19 ㅣ No.833

 

야 아빠다

달려와 안기던 딸아이가

아유 냄새

이쁜 얼굴 찡그리며 고갤 돌린다.

 

솔아 니 유아원에도 보내고

컴퓨터도 사줄라꼬

회사에서 일한 아빠 향기잖아

까끄런 내 입맞춤에 찡그리며 웃는다

 

솔아 훗날 너는 알게 되리라

온몸에 배인 이 아빠의 냄새를

이 기름 냄새의 설움과 아픔을

이 기름 향기의 깨끗한 가치를

 

 

-박노해의《겨울이 꽃핀다》중에서 -

 

 

* 냄새는 곧 직업입니다. 그 사람의 취향이며 품격이고 인생입니다.

꽃밭에 가면 꽃냄새, 된장국을 먹으면 된장냄새, 냄새는 먹은 대로

발가는 대로 따라다닙니다. 슬쩍 고개돌릴 때 귓볼 안 머리칼에서

풍기는 여인의 은은한 향수는 남자의 심장 박동을 자극하지만,

지독한 향수나 술과 담배로 절은 입냄새는 악취일 뿐입니다.

냄새도 향기도 자신의 창조물(創造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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