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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처>예수, 숨을 거두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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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lucy3] 쪽지 캡슐

2000-03-30 ㅣ No.801

< 제 12 처 > 예수, 숨을 거두시다.

 

 

 

그리스도

 

이제 십자가는

강론대가 된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너는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너의 어머니시다...

당신의 아들입니다...

목 마르다...

다 이루어졌다..."

 

말 한마디 하려면

팔목과 발에 힘을 주어

온 몸을 세워야 하고,

몸을 움직일 때마다

고통의 새 파도가 몰려와

나를 삼킨다.

 

이제 견딜만큼 견디고

나의 인간성을 모두 비웠을 때,

나는 내 이승의 목숨을 떠나 보낸다.

 

 

사    람

 

나의 예수님, 하느님,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고 무엇을 하겠습니까?

저는 당신께 저의 목숨을 바치옵니다.

 

저를 위해 마련된 죽음의 시각과 죽음의 형태를

지금 받아들이면서

그에 따르는 모든 고통과 함께 바치옵니다.

저는 단 한 순간도

제 생애를 늘리려 들지 않습니다.

 

저 자신의 죄와

저의 모든 동료들의 죄를 위해

당신께 제 죽음을 바치옵니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우리를 버리지 마옵소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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