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내용없는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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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전에 2학년 지영이가 왔다갔습니다.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와서... "선생님~ 편지요...^^" 하고 빠알간색 편지 봉투를 건네주었습니다. 앞면에는 ’사랑해요’ 뒷면에는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위에는 ’선생님께’ 아래에는 ’지영이 올림’ 이라고 정성스럽게 쓰여있는 편지 봉투였습니다. 그리고 작은 스티커로 꼭 봉해져 있었습니다. 편지를 받고 좋아서... 저는 입안 가득 웃음.. 입을 담을 줄 모르고.... 편지봉투를 열어 보았지요.^^ 처음에 받았을 때부터 웬지 봉투가 너무 얇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안엔 아무것도 ....오잉.... "지영아, 편지가 어디갔지?" 어... 집에 놓고왔나봐요... 어떻해...^^" "선생님..내일 갔다드릴께요^^ 죄송해요^^*" 교실안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저는 편지를 받은 것 못지않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떤일을 너무 열심히 하고 나서는 엉뚱하게 중요한 걸 잊어버리는 수가 있잖아요. 얼마전엔 길에서 만난 어떤 할머니와의 대화에서도 느끼고... 오늘도 느낀 거지만.... 우린 꼭 말을 하지 않아도 .. 꼭 내용이 없어도.. 서로의 마음을 그대로 읽을 수 있을 때가 종종 있는것 같아요. 이럴때 우린 말을 했을 때보다 더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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