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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홍해를 건너 자유와 해방의 땅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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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1-02-03 ㅣ No.6314

 

 

2001년 1월 28일(연중 제4주일) 서울대교구 catholic 청년주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탈출기(출애굽기) 14,1-31을 먼저 읽고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홍해를 건너 자유와 해방의 땅을 향해 (출애 14,1-31)

 

 

모든 여정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권능에 힘입어 에집트를 떠난 이스라엘은 이제 긴 여정의 출발점을 갓 벗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기에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기 전에는 앞으로의 여정 속에 어떠한 난관이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파라오의 참패를 목격한 이스라엘은 희망을 가득 머금고 에집트를 떠납니다. 그러나 파라오와 에집트 군대의 추격을 받자 이들은 이내 희망을 접습니다. 사력을 다해 쫓아오는 에집트의 위력 앞에서 이스라엘은 겁을 먹고 하느님과 모세에 대한 불평불만을 터뜨립니다.

 

이제 겨우 굴욕과 억압의 땅을 벗어나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자유와 해방의 땅은 멀기만 한데, 벌써 자포자기의 한탄소리가 울려옵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실 벅찬 역사의 동역자요 증거자로서 자신의 소명을 저버리려는 나약함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홍해의 기적을 행하심으로써 이스라엘을 일으키십니다. 에집트는 산산히 부서집니다. 그렇지만 홍해의 기적은 단순히 에집트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의 여정을 포기하려는 이스라엘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생명의 기적입니다.

 

이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통해 이루실 역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에집트로부터의 탈출'의 국면에서 '자유와 해방이 넘치는 약속의 땅으로의 행진'의 국면으로 말입니다.

 

< '죽임'과 '살림', '불의'와 '정의', '억압'과 '해방', 이 사이에는 무수한 중간지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완전한 '죽임'과 '불의'와 '억압'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자족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삶은 완전한 '살림'과 '정의'와 '해방'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봅시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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