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엄마들이 문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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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5-07 ㅣ No.3423

봄,가을에 아파트 부녀회나 주민자치회에서 개최하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나 글짓기 대회에 심사를 맡아 여기저기 다니면서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 엄마들 의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그런 대회에는 상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금상이나 대상을 받은들 그것이 아이의 상급학교 진학에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무엇때문에 엄마들이 나서서 그렇게들 극성을 떠는지 도대체 나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심사위원이 돌아 다니면서 두눈으로 뻔히 보고 있는데도 버젓이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가 하면 글도 엄마가 써주는 일이 다반사이다.

설령 심사위원이 그 현장을 목격하지 않았다 하드라도 어른이 대신해 준 글이나 그림은 표시가 나게 마련이고 그런 작품은 아무리 잘된 것이라 하드라도 심사대상에서 제외 시키기 마련이다.

사전에 아이들의 독창력을 키워주고 또한 상상력 연마를 위해서 하는 대회니만큼 부모님들이 관여를 하거나 대신 해 주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라는 당부를 해도 전혀 소용이 없다.

엄마들의 이유는 그저 단순하다. 오직 경쟁심이다.

내 아이가 남의 아이한테 지는 것이 싫은 것이다.

그림이나 글 쓰는 일에 남의 아이한테 지는 것이 뭐 그리 대수일까만 그것도 엄마로서는 참기가 어려운 것이다.

엄마들의 극성으로 아이들이 망쳐지고 있는 이 현실...

앞으로 이 나라의 미래는 어쩌란 말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살아보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란 말이 확실했다. 학교때 공부 잘하던 친구들은 고작해야 교수, 선생이고 성적이 중하위에서 놀던 친구들이 그룹회장도 하고 사장도 하고. 우리 동창만 그런 줄 알았더니 딴 사람들도 다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공부만 넵다하는 사람은 시야가 좁고 그래서 마음마저 좁다고 한다. 대뇌활동이 한쪽 뇌만 움직이는데 익숙해져서 동시에 좌우의 뇌를 움직이는 사업경영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진정 사랑한다면 물고기를 잡아 줄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알으켜 줘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들의 뇌를 그 아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훈련시켜 주어야만 한다.

그 아이의 삶을 엄마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으면서 뭘 그리 극성을 부려서 귀한 아이들의 장래를 엄마들이 잘못해서 망쳐 놓는지...??

이 땅의 젊은 엄마들이여!

제발 제발 정신들 좀 차려줬으면 고맙겠소.

 

"성서공부 하고 집에 가라"고 붙잡는 신부님 앞에서

"안돼. 넌 빨리 집에 가서 시험 공부해야 해!"하며 아이를 쫓는 그 엄마께서 이 글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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