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판에서
권 태 하
우르르 쾅 와장창
벼락 치듯 넘어지는 큰나무
그 새에 끼어 영문도 모른 체
자빠지는 작은 나무들
세상 잘못 만나서
지질이도 고생만하다 간다.
큰나무 곁에 살면
혹시나 득이라도 볼까 했더니
영양분 싹싹 빨리고
빛이란 빛은 제 놈이 다 쪼이고
틈새로 보이는 조그만 하늘
새어 나오는 빛만 겨우 보고 살았는데
왜 네놈 때문에 내가 죽어야 하나?
톱질 한 놈이 누구냐?
너무 원통하다
너무 억울하다
그런데도 큰나무는 쓸데가 있단다.
제재소에서 환영을 하는데
큰 나무에 치여 죽은
작은 나무는 이제
불쏘시개로도 쓰는 이가 없다.
관둬라, 냅둬라.
내 썩어 문드러져
작은 나무 키우는 거름이라도 되련다.
김우중씨가 돌아 왔네요. 소액투자자들의 고통을 그가 알까요?
부도사태로 종이조각이 돼 버린 소액 납품업자, 하청업자들의 고통을 그가 알까요?
빌어먹을 세상. 톱질은 어느 넘이 했데요? 그래놓고 나가 있으라고는 왜 하였데요?
뻔뻔스레 얼굴 처 들고 들오네요. 그 사람을 환영하는 이들도 많더라구요.
그래서 세상은 산판 같아요. 산에 큰나무를 베어다 파는 산판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