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내가 나를 둘로 나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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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mela1004] 쪽지 캡슐

1999-12-31 ㅣ No.267

.......건조한 성격으로 살아 왔지만 사실 나는 다혈질일지도 모른다. 집착없이 살아오긴 했지만

 

.......건조한 성격으로 살아 왔지만

사실 나는 다혈질일지도 모른다.

집착없이 살아오긴 했지만

사실은 아무리 집착해도 얻지 못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 걸음 비껴서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받지 않으려고 주변적인 고통을 견뎌왔으며,

사랑하지 않으려고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데

정열을 다 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때로 나는 나를 둘로 나눈다.

"보여지는 나"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고

"바라보는 나"가 그것을 바라본다.

"보여지는 나"는 나라기 보다는

나로 보이고 싶어하는 나이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는 그저 본다.

영화관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꽤 괜찮은 남자를 보는 정도의,

호의를 품은 타인의 시선으로

그때 나를 보는 "바라보는 나"의 눈에는

나라는 자아가 제거되어 있다.

그러면 고통에 대해서 조금은 둔감해 질 수 있다.

대신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게 되어 버린다.

하지만 상관없다..............

 

                                은희경의 "셋이 좋은 이유" 중에서

 

요즈음 내가 가장 당황하는 때는  

누군가가 나에게 개인적인 무엇인가를 물어볼 때였어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그것조차 잊고 지낼 때가 참 많았던 것 같아서요.

나를 잊어 버린 채 살았던 게 아닌가 해서요..

 

내가 살았던 모습이

이런게 아니었나 생각하게 하는 글이어서 올립니다.

일상이 되어 버린 내 모습에서,

나이어서 사랑스러운 나를 만나고픈 마음을 담아....

 

그리구요... 신부님, 덧붙여 감사드립니다.

제 글을 뽑아 주셔서요.... *^^*

신부님 말씀대로 이상한 글들 올리다가(*^^*) 횡재한거라

무지 기쁘군요..헤헤.....

(원래 올 일년 동안 배 신부님께 "말꼬리 잡지 말라"는 계명(?)을 선포받았었는데.... 웬지 지금 그 계명을 어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이해하시죠?)

원래 기대치 않았던 일이 생기면 더 크게 기쁘잖아요....

무지 기분이 우울하던 차에, 기분전환이 되게 한 소식이어서 많이 감사했어요.

게시판 많이 사랑할께요... *^^*

 

그리구 제욱 오빠.... 축하해줘서 많이 많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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