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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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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 [lazy12] 쪽지 캡슐

2000-08-07 ㅣ No.967

캠프를 다녀왔다. 스스로 못 갈 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내 뜻이 아닌가보다.

 

지금껏 초등부때부터 열번이 넘는 캠프를 갔었는데 꽤나 교사들이 고생한 캠프였다.

 

특히 비품부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 쿠쿠. 많은 분들은 그늘에 가려진 그들을 모르지만

 

만일 일당을 받는다면 이번 캠프로 나이트 클럽에서 양주를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한참 무기력해 있었던 나에게 뭔가 마음의 동요를 주는 시간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런

 

얘기들은 접어두고 몇 가지 생각한 것이 있어서 끄적거려본다.

 

초등부고 중등부고 예쁜 아이들이다. 볼수록 정이 가는 착한 아이들. 그런데...

 

음식얘기를 해볼까 한다. 음식쓰레기가 넘쳐난다. 그런데 쓰레기가 아니라 밥공기를 엎어

 

놓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입맛이 없을 수 있다. 더운데 그 먼 길을 (멀직도

 

않지만 요새 애들에게는 지옥같은 거리였을 것이다.) 걸었으니까.. 너무한다는 기분.나만

 

느낀 것일까?  그리고.. 청소 시간이다. 그런데 자기가 먹다 버린 음식도 만지질 않는다.

 

정말 그게 더러운걸까?  난리가 아니다. 이건 깔끔이 아니라 결벽증이다. 그들은 뭘 배운

 

것인가? 쓰레기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들만 치우는 것인가? 개인적인 얘기지만 악동으로 이름

 

날리던 본인은 10살 무렵부터 화장실 청소를 3달씩 했다. 도시락을 먹고 난 후 화장실 청소

 

를 하는 건 고역이다. 더구나 여름에는. 하지만 그 선생님을 원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10년

 

이 훨씬 넘은 지금도 찾아뵙곤 하니까. 감사하고 있을 뿐이다. 깔끔한 걸 알려면 더러운 것

 

부터 알아야 한다. 이면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내 말에 반기를 들 분들도 계시겠지만 내 생

 

각은 그렇다. 이 글을 읽는 학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당부하고 싶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크

 

는 걸 바라고 싶다면 더러운 것을 치워 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더러움을 직접 알고 피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죄송한 생각이 든다...

 

무슨 말을 하려다가 삼천포로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지금 일을 하고 있지만 또 다시 나른함과 무기력함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우이씨..

 

이번 캠프를 통해 주님께 감사드리고. 수고한 교사들과 고생한 아이들. 그리고 정말정말

 

수고하신 자모회 어머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구합덕에서 먹은 저녁은 잊지 못할 것

 

이다. 구합덕의 수녀님도. 부산 아가씨들과 우리 남교사들을 이어주시려고 무던히 애를 쓰

 

셨는데. 헤헤. (개인적으로 경상도 아가씨들을 좋아한다. 키키키)

 

이렇게 얘기해놓고 보니 내가 무슨 교감쯤 되는 분위기다. 봉팔씨 나 욕하지 마!

 

이만 줄인다. 이런거 붙들고 있어봤자 한숨만 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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