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성년의 날이라 아들 넘과 쐬주 한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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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05-19 ㅣ No.4879

 

 

 

 

2003. 5 .19 작성 (용산성당 http://www.yongsanch.or.kr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자녀의 성년의 날을 맞은 아빠의 마음


 


성년의 날을 맞아 자녀와 함께 술 한잔을...

오늘이 성년의 날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퇴근시간을 앞두고 마나님으로부터 전화가 따르~릉 울려서 겨우 알았드랬지요.

"여보! 오늘 만큼은 어디로 가지 마시고 좀 일찍 귀가해 주시라요!"하는 부탁의 전화 내용이었습니다.

아니 벌써 우리 아들넘이 20살이라니, 이거이 잘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오늘 밤 업무차 거하게 한잔 할 자리가 만들어졌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상기 본인은 집으로 歸家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허지만, 아직도 까까머리 시절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지천명의 나이를 먹은 이 한심한 용문검객은 실감이 나질 않아서 학창시절의 저의 사진첩을 뒤적이면서 잠시 아들 넘과 나와의 그 시대를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제가 친구들과 함께 군부대의 위문공연을 갔었던 고2때의 모습입니다.

연도로는 1971년도쯔음이 될 것 같군요. 그럼 성년도 아닌 낭랑 18세 때인데...


 


제가 아직도 환상을 쫓고 있는 것은 아마도 학창시절 남다른 추억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당의 고등부 학생회 시절에는 외국인 신부님이 그저 학생들이 모이는 것을 싫어하시어 성당 구석에 모이면 무조건 우릴 밖으로 내 쫓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학상들이 몰려다니며 연애질 한다는 관념이 꽉 박혀있던 탓이었을 것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특히 그 당시에는 주일학교 교사도 없고, 보좌신부님도 안계셨던 때였지요.

그래서 걱정이 되셔서 그랬나 봅니다.

허지만, 우리 학생들은 그저 모두가 좋아서 늘 성당에 모였고, 늦은 밤에도 연극연습을 하곤 했었지요. 그때 연마한 실력으로 군부대에 위문 공연도 다니고 그랬으니깐요.

오늘 우리 아들 녀석이 20살을 맞는 성년식을 갖는다고는 하나, 아빠의 눈에는 아직도 아이처럼 느껴진다니깐요.

우리는 그 나이 때에는 참으로 빡쎄게 놀았는데...

아~ 옛날이여! 그 시절 그때가 갑자기 그리워 지는군요. 어느덧 늘 소년같았던 아들 넘이 이제는 대학생으로 새끼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느니깐, 그저 용맹한 호랑이로 잘 자라주길 바랄뿐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그 넘과 함께 삼겹살에 산쐬주를 한잔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성년식을 갖는 청년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그들의 아버지들께도 축복이 있으시길...


2003년 5월 19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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