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얼마전에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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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희 [yeulim] 쪽지 캡슐

2001-03-12 ㅣ No.3913

나는 얼마전

이모 천사도 배꼽이 있어? 하고 질문하는 조카를 데리고 버스를 탔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며 천사도 배꼽이 있던가? 하고 생각하다가 음, 천사도 배꼽이 있어하고 대답을

해주었더니 음, 천사도 배꼽이 있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보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이어서 조카는 뿌옇게 흐려져 있는 차창에 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자기가

마치 화가라도 된양 화려한 손놀림으로(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체) 집과 사람을 그려 나갔다. 머리카락을 그릴때에는 너무도 진지하게 손가락을

놀리는 바람에 나는 그만 피-익 하고 웃고 말았습니다.

 

그런 조카의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귀엽던지...

마음이 순수하고 티없는 어린아이만이 그려낼 수 있는 동심의 세계가 차창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동심!  동심!

 

남들에게 구애받지 않고 자기 생각과 마음을 맘껏 펼칠수 있는 특권, 그것이 동심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나는 이제 동심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있음을 느꼈습니다.

모든것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섥히어 나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함과, 요리조리 따지기를

좋아하면서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옹졸함 등등

 

때론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염치불구하고 주님께 청하고 또 청해보기도 합니다.

제 마음속에 있는 사악한 마음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갈수 있는 의지와 힘과 지혜를 청하면

서 똑같은 잘못을 반복해서 저지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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