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인생을 다시 산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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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어, 얼마후면 3월이 시작 됩니다. 꽃집 여기저기서 고개를 갸웃이 내밀고 있는 향기로운 프리지아는 곧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데........ 날씨는 왜 아직 이리도 춥죠?? 작년 이맘때쯤 이던가? 우리 성당 관할내의 한 호프 집에서, 조촐한 파티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파티 제목이 개업 몇 주년이던가? 했던것 같습니다. 가까운 몇 몇 부부가 초대되고 그 자리에 지금은 떠나고 안 계신 용가리 신부님이 초대 되셨는데.........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갑짜기 용 신부님이 우리 자매님들한테 질문을 하셨습니다. "만일 한 번 더 결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의 남편을 그대로 선택하실 겁니까?" 그러자 한 자매님이 주저없이 "네, 저는 죽어도 저의 남편을 선택 할 겁니다." 저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글쎄..... 저는 다른 사람을 선택할 것 같아요." 저만치 앉아있던 저의 남편이 눈을 하얗게 흘겼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솔직한 생각을 얘기했죠.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그냥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남자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 보고 싶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분 들이 박장대소하고 웃었습니다. 긍정의 웃음인지, 부정의 웃움인지는 몰라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세요?? 우리 인생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겠지만, 만일 인생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삶을 어떻게 꾸리고 싶으신지요?? 우연히 읽은 잠언 집에서 85세 된 어떤 할아버지의 글이 저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 우둔해 지리라. 가능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자주 구경 하리라. 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되 콩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을 것이나 상상 속의 고통은 가는한 한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 하루를, 의미있고 분별있게 살아온 사람 중의 하나이다. 아, 나는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의 순간들을 더 많이 가지리라. 사실은 그런 순간들 외에는 다른 의미없는 시간들을 갖지 않도록 애쓰리라. 오랜 세월을 앞에 두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대신, 이 순간만을 맞으면서 살아 가리라.
나는 지금까지 체온계와 보온물병, 레인코트, 우산이 없이는. 어는 곳에도 갈 수 없는 그런 무리중의 하나였다. 이제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이 보다 장비를 간편하게 갖추고 여행길에 나서리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 한다면 초봄부터 신발을 벗어 던지고 늦가을 까지 맨발로 지내리라. 춤추는 장소에도 자주 나가리라. 회전 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많이 꺽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