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사제돈 천만 원/ 35991글 공감 |
---|
게시자: 이엘리사벳(straitgate) 사제돈 천만 원/ 35991글 공감 게시일: 2002-07-11 00:42:09 본문크기: 9 K bytes 번호: 35994 조회/추천: 241/11 주제어:
신부님의 고급 승용차 = 목사님의 고급 승용차
신부님이 낸 천만 원 건축헌금 = 목사님이 낸 천만 원 건축헌금
"이런 사제도 있습니다."
신부님이 낸 천만 원 건축헌금에 무척 감동 받으셨나 봅니다.
개신교에 있을 때, 목사님도 건축헌금 천만 원 냈다는 소리 들었습니다.
그런데, 보좌신부님이면 개신교에서는 전도사님 위치 정도? 비교가 적당한 건지 모르겠지만, 전도사가 호화 할리 오토바이 타고 다닌다는 소린, 개신교 다닐 때 못 들어본 거 같습니다.
개신교신자였을 때, 신부님들 목사님들보다 훨씬 가난하게 살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주교신자 되 보니까, 개신교 목사님 사치스럽다고 욕할 거 없다는 생각 듭니다.
독신을 지키며 산다는 게 다를 뿐이지
똑같은 거 같아요. 살아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설교 때나 강론 때, 돈 이야기하는 것도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신부님이 바뀐 지 1년 더 지났는데, 헌금 많이 내라는 이야기는 매주 안 빠뜨립니다.
저희 어머니, 금반지 끼고 성당 나가시기 부담된다고 종종 말씀하십니다.
제가 본 신부님들, 돈 밝히는 거며, 위아래 구별 못하고 반말 잘하는 거 까지 치면
목사님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는 거 같진 않습니다.
게시자: 정재형(everycan) [RE:35960] 이런 사제만 있었으면..
게시일: 2002-07-10 22:15:38
본문크기: 5 K bytes 번호: 35991 조회/추천: 36/2
주제어:
가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사제의 모습을 보곤 합니다.
제가 아는 30대 보좌신부님 중에는
갤로퍼를 몰고 다니는 신부님도 이 있고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호화스런 할리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신부님도 있습니다. (오토바이 한대가 어지간한 승용차 값이랩니다.)
능력이 되면 못 할 게 뭐 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당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장하다고 할 일은 아니지만.
그리고 제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 하나.
어느날 급한 일로 본당 보좌 신부님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댑니다.
그랬더니 답메시지가 왔댑니다.
후배가 그 메시지를 받고 갑자기 호기심이 동해서 또 문자를 보냈댑니다. "신부님. 지금 뭐 하세요?"
그랬더니 이 보좌신부님의 답문자 왈. "지금 고해성사 주는 중이다."
그러니까 신자는 밖에서 중얼중얼 고해성사를 보고 있는데 그 신부님은 고해소 안에서 열심히 문자메시지를 날리고 있었던 겁니다.
그 이야기를 해주는 후배나 듣는 저나 종국엔 쓴웃음을 웃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신자들의 고해를 들을 건 다 들었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근데 이런 모습이 전부가 아닙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 중엔 서품받으신지 10년 가까이 되셨는데.
홀홀단신 먼 이국 땅으로 가셔서 살인적인 더위와 싸우며 빈민과 부랑자들의 임종 후 염을 하시며 봉사하는 신부님도 계십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이렇게 못 살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제도 인간이다.
신자인 우리가 사제의 허물을 감싸야지 누가 감싸겠냐.
그래도 못 사는 사제가 잘 사는 신자보다 낫다.
참 많은 말들이 나옵니다.
아마 10명의 사제가 있다면 그 10명의 모습, 언행, 삶이 모두 각각일 겁니다.
그러니 더 말하면 뭐합니까.
훌륭한 사제들의 모습만 기억하는 것이 속이 편한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