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성도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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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consola] 쪽지 캡슐

2004-01-20 ㅣ No.9019

성도의 자격

 

성서에는 예수믿는 사람을 가리켜서 聖徒(성도)라고 부른다. 성현군자라는 동양적 사상에 관습된 우리들은 聖子(성자)의 관념과 기독신자들의 현상과의 사이에 너무나 懸隔(현격)이 거대함을 보고서 스스로 성도라고 자처하는 신도들을 조소하기 쉽고 또한 자기 스스로 성도인 것을 고백하기를 주저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이다.

 

성서에 성도라고 일컬음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성현을 가리킨 것은 아니다. 죄인의 괴수였을지라도 하느님의 선별을 입어 십자가의 예수를 믿음으로써 속죄함을 얻은 자면 가하다. 저 성도에게 단 한 가지 요구되는 자격이 있으니 그것은 信實(신실)하라는 것뿐이다. 신실하기가 쉬운 일이라 할 수는 없으나 그러나 이것만은 범부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바울이 말하되 “성도, 곧 그리스도 안에서 신실한 형제”(골로사이1.2)라고 하였고, 성도 곧 도덕적으로 완전한 자라고도 안 하였고, 성도 곧 웅변가라거나 문장가라거나 예술적 천재라고도 하지 않았다. 물론 성도 곧 부자라고도 안 하였다. 만일 성도란 것을 무슨 비범한 천재를 가진 자라거나 또는 도덕적 완전이나 물질적 부유를 필요했다면 어쩔 뻔하였으랴. 마는 ‘성도들 곧 성실하게 그리스도를 믿는 교우들’이라 함은 이 얼마나 한 복음인가. 모든 우리 범부에게 이보다 기쁜 소식이 어디 있는가. (193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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