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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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 [yulia79] 쪽지 캡슐

2000-04-25 ㅣ No.623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 경향잡지 4월호)

 

 

 

 

내 자신도 모르는 벽이 내게 존재한다는 생각에 잠겨있습니다.

 

뭐가 문제고 뭐가 고민인지도 모르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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