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아주졸린 연중 제3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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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01-22 ㅣ No.419

                              연중 제3주일(나해, 2000. 1. 23)

                                                  제1독서 : 요나 3, 1∼5. 10

                                                  제2독서 : 1고린 7, 29∼31

                                                  복   음 : 마르 1, 14∼2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아침에 깨어나서 하얀 세상을 바라볼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됩니까?  눈과 차가운 아니 추운 날씨.  정말 말 그대로의 겨울이었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하늘을 바라볼 수 없이 여유가 없었다면 눈 덮이고 추운 날씨는 짜증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한 주간을 보내셨습니까?  기쁘고 생기가 나는 한 주간으로 아니면 짜증스럽고 투덜거리는 한 주간으로 보내셨습니까?

  누군가가 우리에게 나는 너의 좋은 데를 안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시겠습니까?  이름 모를 이의 수첩에 이런 글이 있다고 합니다.

 

「나는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우리가 길가며 만나는 이마다 / 그렇게 말한다면 / 이 낡은 세상도 나아지지 않을까

 

「나는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그리고 우리를 부드럽게 대한다면 / 그 얼마나 아름답고 복스러울까 / 미덥고 정답게 손잡을 때마다 / 그렇다고 마음으로 알게 된다면

 

「나는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인생이 한결 더 행복하지 않을까 / 우리와 더불어 길가는 이들이 / 우리 안의 좋은 데 보아준다면 / 인생이 한결 더 행복하지 않을까 / 우리도 좋은 데보고 본다면 / 그건 너와 내게 있는 흠에도 / 무언가 좋은 데 있기 때문에 /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울까 / 이 슬기의 길가며 생각한다면

 

「너는 나의 좋은 데를 알지 /  나는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어느 기도인의 수첩에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안드레아는 어부로서 자신의 일터에서 작업 중이었고, 그물을 손질하고 있던 야고보와 요한 역시 어부로서 그물을 손질하여 고기 잡을 준비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들을 예수님께서는 찾아내어 당신을 따라오라고 부르십니다.  그들은 그물을 버리고 아버지와 삯꾼들을 배에 남겨 둔 채 예수님을 따라 갑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는 예수님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하며 외치던 예수님의 그 외침을 따라 살아가도록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의 모습을 우리는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요나 예언자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요나 예언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일을 하기 싫어서 도망 다니지만 결국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에서 놀아났듯이 결국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다"고 외치고 다닙니다.  이 말에 니느웨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고 단식을 선포하였으며,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단식하며 자신들의 못된 행실을 버리고 하느님께 돌아오게 됩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십니다.

 

  날마다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보면 새로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롭게 확 바뀔 것 같던 새천년이 되어도 변화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때때로 주변의 변화를 느낍니다.  이 변화는 어디서 오는 것이겠습니까?  부르심을 받은 이들의 회개의 삶, 변화된 삶에서 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였기에 회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 우리의 기준을 180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변화되었습니까?  변화되지 않았다고 투덜거리고 주저앉아 있습니까?  제자들은 부르심을 받고 일어서서 따라 나섰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의 모습, 삶의 가치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은 것입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한 주간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이들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삶 속에서 다른 이들의 좋은 점을 찾아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을 반성하고 회개하며 우리의 욕심을 채우기위한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습이 드러나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용서할 수 있는 마음과 나눌 수 있는 삶이 되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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