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카톨릭 신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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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godandme] 쪽지 캡슐

2001-06-29 ㅣ No.2561

내가 의지할 곳은 진정 주님뿐,

주님 제 입시울을 열어주소서....

 

 

 

 

오늘 오전 교무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남자 영어 선생님: (신문을 보시던 중)

천주교 신자가 우리나라에 겨우 이것밖에 없네.

여자 국사 선생님: (몰랐냐는 듯) 별로 안되죠?

거긴 그래도 포교 안하는 것 치곤 꽤 자발적으로 신자가 형성되나 봐요.

남영: 그래도 사회적 일도 하는 것 같은데...

여사: 천주교 신자들은 그런데 논리적인 면에는 많이 떨어져서

자신이 뭘 믿는 지도 모르고....왜에~ 성서 한번 안 읽자나요.

남영: 성령받는다는 말도 있던데.

여사: 뭐 피정인가 하는 수련원에 가서 받는다고들 하데요.

남영: 그래, 어떤 형태로 받는 답디까?

난 그게 진짜 궁금하더라, 그게 가능해요?

여사: 그래서 천주교가 사이비 많잖아요.

남영: 거기 신자들은 교리나 뭐 그런 거는 별로고

활동은 조용조용히 하던데.

여사: 정말 논리적인 거는 떨어져요, 뭘 물어도 그렇고,

분위기 좋아서 다니나 봐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우리 나라 고상한 티나는 고위급들도 천주교 다니는 분위기 보면 그렇잖아요.

 

(이때 여자 국어, 등장)

여사: 국어 선생님, 주신 책 정말 고마워요,

완전히 양식이예요, 오늘의 양식...

여국: 별말씀을요...

여사: 잘 볼게요~

 

이하 생략! -

 

(내가 보기엔 그들은 ’논리적’이라는 단어를

자신들의 대화에서 조차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학생들 독후감 100여편을 읽고 퇴근전까지 수행평가 점수를 내느라

정신없는 내 귀에 들어온 말들이다.

 

처음 남자 영어 선생님이 천주교 신자 적네? 라고 했을 때,

순간적으로 "저도 천주교예요"라고 하려 했는데,

여자 국사 선생님의 말이 먼저 나와 때를 놓치고

본이 아니게 이야기를 쭉 듣게 되었다.

중간에 주님의 증거자가 되어 이거저거 설명하려 했었는데,

이야기가 하도 진지하게 오가서 차라리 들어보자 했다.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를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과

더러는 우리의 모습이 남들에게는 이렇게 비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돌이 되기도 전에 유아세례를 받고

유년기를 성당외에서는 생각도 못해본 신자다.

주일학교 교사적에도 신부님의 전액(?)지원으로

교사 13과목을 이수해서 자격증도 딴답시고 교사학교도 다녔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래, 난 주님의 살아있는 현재의 증거물이다.

오늘 난 무엇을 증거했는지...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실은 교직원 식당에서 식사전 기도를 하기 위해

성호경을 긋는 모습을 냅다 보여줘서

그 분들에게 내가 신자임을 보이고,

내 앞에서 그런 얘기를 서슴없이 했던 것에 무안을 주려고도 했다.

그러나 시간표 차이로 나는 홀로 교직원 식당에 다녀왔다.  

 

창밖엔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라 했던 시인 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를 부끄러 하던 시인이여!

 

창밖은 장마비가 퍼붇는데

내 맘은 알 수 없는 마음의 일렁임으로 괴롭나니...

 

성령은 지정된 수련원에서 특별한 계시물로 오는 것만이 아님을...

교무실 구석 책상에서 드리는 유일한 천주교 신자인 나의 기도...

 

오늘 당신이 주신 말씀...

제가 실천하는 이웃되어 그 분들에게 주님을 증거하겠습니다.

 

 

 

 

 

 

 

 

 

그 옛날 나에게 "너넨 마리아 믿냐?" 해서,

나를 3시간이나 떠들게 했던 대학 친구, 영문과 학생회장...

3시간이 지난 신새벽,

나에게 ’너를 통해 카톨릭을 잘 알게 되서 좋았어’라고 했던 목사의 딸,

승혜...

그래서 우리는 요한 복음의 말씀을 새겨

아버지 안에 우리 구교ㅡ 신교 하나되기를 기도하자 약속했던 기억...

 

그 승혜는 그 때 그 하나뿐이 아닌,

내 주위에 이렇게 ’다수’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걸

오늘 가슴이 턱 막히도록 깨달았다.

 

내 보기엔 우리 어르신들과 청년들...

성서공부에 재미 붙이고 사는 요즘인데...

밖에서 보는 우리는,

.

.

.

’늘 주님일에 소극적인 사람들’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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