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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작*아침마다*(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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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 [reality76] 쪽지 캡슐

2000-01-06 ㅣ No.2044

알림.전편부터 읽어 주셔용.

 

어머! 이게 무슨 소리람.

이작 전철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홈에 안착하는 소리가 들리다니.

계단을 서너칸씩 뛰어넘는 대단한 묘기를 보이며 혼신의 힘을 다해

간신히 열차에 탑승을 했건만....

’오 주여. 우째 이런 상황을 허락하셨나이까!’

늘 같은 자리에서 출근길 얼굴 도장을 찍던 멋진 그가 문 앞쪽에 서 있는게 아닌가?

잘 빚겨진 머리 방금 세수를 한듯 물기를 머금은 상쾌한 비누냄새를 풍기는 그는

나와 너무 대조적인 것이었던 것이다.(난 불타는 고구마)

바람을 가르며 헥헥 거리고 달려온 나에게서 그야말로 야성적인 모습(좋게 말했음)

(더 좋게 말하면:혈기왕성,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대로 였다.

가득 메운 사람들 틈에서 몸을 돌리기 조차 힘들었기에 애써 가쁜 숨을 가다듬고 있는게

얼마나 힘든지.. 그 순간 기도했다. 백명의 사람이 날 쳐다본데도 그만은 외면해 주었음하고

그러나, 그는 짖궂게도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것이다.

머리털까지 빨개진것 같았지만 이성을 찾고 한동안 숨을 멈추기로 했다.

좀 진정되는 듯 했으나 숨을 너무 오래 참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얼마 못가서

"파---아" 하고 숨을 몰아 쉬었다.  스물 다섯의 고고한 내가 어떻게... 넘 챙피했다.

 

그러나 당당히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야채는 ’파’였을 뿐이라고...

 

그리곤 시간이 흘러 그데 대한 기억을 지우려 했을때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는 시선이 좀 불분명한(시력이 안좋아) 남자였다고...   

 

나 왜 불타는 고구마가 됐는지 후회됨....

안나가 겪은 실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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