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사랑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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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shy] 쪽지 캡슐

2001-06-25 ㅣ No.4848

사랑의 기적  

  

 

어느날부터인가 나는 그가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면서도 그를 보면 먼저 미움이 생기고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제발 저놈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 나는 소원했습니다.

왜 그렇게 미워지는지 그가 웃는 것도 밉고 밥 먹는 것도 밉고 목소리까지 미워졌습니다.

아침 출근 때 그를 보면 하루 종일 불쾌하고 일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다른 곳으로 전출이 되든지 회사를 그만두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그럴수록 나는 그와 함께 있는 것이 괴롭고 불만이 가득하였습니다.

일에 의욕을 잃었으며 끝내는 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병이 날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용기를 내어 고해성사를 봤습니다.

그때 신부님이 내게 말했습니다.

“큰 마음을 가지십시오.

매일 아침 먼저 그에게 인사하십시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고 말하십시오.

그렇게 석 달 동안만 하십시오.”

나는 신부님과 약속을 하였고 그대로 지켰습니다.

미움이 가득한 마음으로 억지 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습니까?”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불쾌하였고 인사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러나 신부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 석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게도 밉고 화가 나던 그가 미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하고 하루가 즐거워졌습니다.

그는 친절하고 정다웠습니다.

나는 비로소 사랑과 미움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알았습니다.

사랑의 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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