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늘 그자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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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자리에 - 어느 죄인의 고백
천지가 창조되기 전 혼란스러웠던 모습처럼 제 마음속의 소요가 한바탕 지나간 뒤에야 당신께서 계심을 알았습니다. 늘 그 자리에.
다람쥐 챗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의 삶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 자리에서 문득 무엇엔가 끌려 잠시 고개 돌릴 때에야 당신께서 계심을 알았습니다. 늘 그 자리에.
현자처럼 살려했고 선인처럼 살려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에게로 눈을 돌릴 때에야 당신께서 계심을 알았습니다. 늘 그 자리에.
세상의 달콤한 유혹에 헤매일 때 아니 그 유혹 속에 태연히 내 몸을 내어 맡길 때에도 당신께서는 함께 계셨습니다. 늘 그 자리에.
당신의 그 사랑이 제 맘에 버거워 마치 이단자처럼 당신께로부터 벗어나고 픈 갈등에 방황할 때에도 당신께서는 함께 계셨습니다. 늘 그 자리에.
아! 가슴속에 고동치는 사랑이여! 아무리 퍼 내어도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이시여! 이 세상 가장 큰 허물은 바로 당신의 그 사랑을 깨닫지 못한 것임을 알게 해 준 사랑이여!
늘 그 자리에 당신이 계심을 알지 못하고 늘 한결같은 당신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마치 성자인 양 자부하며 살아왔던 숱한 나날들
그러나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음을 깨닫던 날 당신이 계심을 알기에 마음속에 울리는 평화의 종소리 이제서야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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