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성가정의 의미

인쇄

유철 [ychul] 쪽지 캡슐

1999-12-26 ㅣ No.2682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 이렇게 되면 요셉,마리아,예수님의 가정이 이뤄진 것이기에 성탄 후 처음 맞는 주일을 성가정 축일로 지내는 것입니다. 12월 25일이 주일인 경우에는 12월 30일에 성가정 축일을 지냅니다.

 

'성가정'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하는 가정의 모델입니다. 그런데 성가정의 모습을 보면 그건 결코 자랑할 것이 없는 모습입니다.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식 농사를 잘 진 집안도 아닙니다. 사실 예수님의 부모님은 예수님으로 인해 기뻤던 날 보다는 예수님때문에 고통을 받은 날이 더 많은 어찌보면 자식 효도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부모인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볼 때 부러울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아니 오히려 남에게 보이기에는 부끄러운 가정을 우리는 왜 성가정이라 부르고 그 가정을 본받기 위해서 애쓰는 것일까요?

 

이것은 결국 성가정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구성원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행복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고, 외형적인 조건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가정이라는 것을 다른 하나의 공동체, 직장으로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마음에 맞는 사람만이 있어야 내가 활동하기 좋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의 기준은 바로 하느님의 뜻인 것이죠. 주어진 상황을 인간의 눈, 즉 나의 눈으로 보느냐 하느님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집니다. 성가정의 출발도 결국 자신은 이해 못하면서 하느님의 뜻이기에 받아들인 마리아의 순명, 또 그런 상황을 순수하게 받아들인 요셉성인의 마음이 아니었습니까?

 

오늘 복음(루가 2,22-40)에서 성모님은 예수님을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께서 허락하실 때에만 가능한 것이기에 그것에 감사하며 너무나 당연하게 다시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생명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우리의 삶을 하느님 안에서 계획하고 판단의 기준을 그 분의 뜻에 맞출 때 행복한 성가정,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두 모두 즐거운 성탄이었겠죠? 물론 오늘 미사참례도 거르지 않았겠고..

오늘 하루도 잘 지내시고 나는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4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