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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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10-14 ㅣ No.4726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더움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첨부파일: p1878.lsx(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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