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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miok] 쪽지 캡슐

2000-08-15 ㅣ No.992

*천사의 키스*

 

 

어떤 여자애가 살았대....

 

근데 하루는 자기엄마랑 아빠가 너무 심하게 싸워서..

 

집을 뛰쳐나와서...버스를 탔어 근데 그 버스가 굴러서...

 

여자애와 함께 절벽으로 한없이 굴러 떨어지구 말았대....

 

어찌 된 일인지 여자애는 살아있었지...

 

근데 천사가 잘 모르고 여자애의 영혼을 하늘로 가져간 거 야...

 

지상에 남은 여자애의 몸은 시체같지가 않게 숨두 쉬구...

 

영혼만 빠져나온거야..

 

천사는 무안했지만 여자애가 지상을 내려다 보니..

 

부모는 딸의 죽음을 알고서도..

 

서로 그게 자기탓이라며 싸우고 있었던 거야..

 

여자애는 너무나 슬퍼서 그냥 당분간만 하늘에 있기로 했대...

 

그러다가 그 천사랑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

 

시간이 지나.. 여자애가 돌아가게 되는 날이 왔어...

 

여자애도 돌아가기 싫었지만...

 

아직 완전히 죽은게 아니었기 때문에 ....

 

더 안타까운 건 지상으로 돌아가는 소녀는 천상의 기억을 모두 잊는다는 것...

 

여자애는 지상으로 돌아갔고 천사는 여자애를 지켜보았어..

 

여자애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이윽고...

 

여자애가 결혼하는 날이왔어....

 

천사의 가슴은 미어질것만 같았지...

 

하지만 천사는 8월의 첫 신부가 된 그녀에게 축복을 내려주 기로 했어..

 

눈을 내려주기로....

 

근데 8월에 어떻게 눈을 내리겠어?

 

천사는 고민하다가...

 

천사가 죽으면 하얀 빛가루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천사는 그녀의 결혼식날 사라지면서..

 

찬란한 빛가루를 그녀의 결혼식장에 뿌려주었지...

 

그 빛가루가 그녀의 입가에 와서 멎자 그녀는 눈물을 주르 륵 흘렸지....

 

천사의 첫키스는 매우 아름답고 슬펐어...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천사의 목소리가 울렸대...

 

" 날 알아봐 줘서 고마워... 부디 행복하길..."

 

그녀는 빛가루를 맞으며 한 없이 울었대...

 

그녀도... 다 알고있었거든... 그가 ... 그가....

 

목숨을 끊었다는 걸..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8월의 첫 신부가 되는 너에게....

 

만약 이날처럼 빛가루가 내린다면 네가 잊어버린 기억을 되 찾아줄래?

 

그리고 내가없어도.. 결코 눈물흘리지 않겠다고 말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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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느날인가 빛가루로 되어 내릴 때, 그가 날 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비록 멀리 있어 서로를 볼 수 없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 내가 잊혀질 때쯤... 빛가루로 내려진다면 지금의 나를 기억 했다가 그땐 날 알아봐주었으면... 그리고 함께한 시간 좋았더라고, 잊지 않았노라고 눈물 한줌 흘려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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