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성당 게시판

성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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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행 [zitta] 쪽지 캡슐

1999-01-10 ㅣ No.28

성시간

성시간

올 초부터 매월 첫주 금요일에 영성체와 성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네사람이 시작했는데 이제 나 혼자 뿐이다.

그래서 지닌달에는 아들녀석에게 "안드레아 가지 않을래?" 했더니

순순히 따라온다. 사실 초등학생에게는 한시간이 넘는 기도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힘들고 지루한지는 알지만 그래도 두번째 성시간을 함께 지냈다.

성당 안은 밤인지라 문을 다 닫아 놓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묵상자료를 읽고 있노라면

내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이 보기에도 더웠던지 옆에서 종이로 연신 부채질해주는

아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더욱 열심한 기도가 된다.

더우기 한 밤중에 아무도 없는 성당 안에서 갖는 성시간을 이상하게 받아드리는

것이나 아닐까 걱정했는데 평소에 가끔씩 성체조배를 함께 한 때문인지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참여 하는 아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사랑 일텐데...

 

요즘 주위의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평소에 서로 서운했던 사이를 풀지 못해 그로 인하여 일신상의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또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료를 면회하면서 이 또한 남의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가장 애로사항은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고 자유가 없다는 것이라 한다.

그에 비하면 나는 언제라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고 어디서든지 주님을 부르며 하소연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임을 새삼 느낀다.

 

한편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베풀 수 있도록 은총을 구하고

스스로 다짐을 한다.

 

주님 당신은 오묘하고 자비로우신 분입니다

 

후암동 성당 가족 여러분께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

특히 이 방을 방문 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와 평화의 인사를 보냅니다..

 

남산 밑에서

이 토 마 스

(이글은 1998년 가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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