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아! 이 가을에....미진 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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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혜 [KOH4] 쪽지 캡슐

2000-09-10 ㅣ No.1361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난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미진 유스티나!!!!

 

 

세상을 다 속여도 절기는 못 속인다고 아침 저녘 쌀쌀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고 속 마음 마져도 스산함에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뭔가 결핍된 듯한 갈등속에 평온함을 얻지 못하고 살고 있는 내 몸뚱어리도, 온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내 머리도, 보잘 것 없는 내 재능도 아픔속에 다가서는 내 과거도 희미하게 보여지는 내 미래도, 불쑥불쑥 튕겨지는 욕망에 멍든 내 지금도 사실 예수 그리스도 바로 당신의 것 인데....

이 가을에

짧게 남은 나의 삶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 인지....

미진 유스티나!!!!

세상은 잠지 스쳐 지나가는 것....

죽음이 있다해서 삶이 없는 것이 아니라 죽음도 삶의 일부입니다. 고통이 없는 삶은 또한 없습니다. 이별의 아픔이 없는 사랑도 없습니다.

언제나 하루를 마지막 날 처럼 초연하게 그저 그렇게 살아 갑시다.

누군가가 유스티나를 위하여 이 시간에도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아픔도 조금은 사그러 지겠지요. 마음 깊숙히 묻어 둡시다.

그럼 이만.............

 

    흑석동 글라라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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