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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인생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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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 [siyu1715] 쪽지 캡슐

2000-10-27 ㅣ No.1227

하루살이 인생..2부..

 

(생후 9시간 경과)

나는 잠이 들었다......

차라지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잠이 들었다...

 

(생후 10시간 경과)

꿈속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 얘 최수한무 삼천갑자 동방석.........." 씨파... 내 이름 부르는데 5분이나 걸린다.....

나는 물속에서 허우덕 대고 있다.... 나는 5분이 걸려서야만 내 이름을 다 부를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이름 부르다가 나는 그 사이에 익사했다...

나는 다시 꿈에서 깨어났다.... 나는 내가 하루살이인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생후 11시간 경과)

난 지금 너무나 슬프다.... 엄마가 돌아가셨다....

24시간의 기나긴 인생을 사시고....아니 짧은 인생을 사시고 돌아가신 것이다....

씨파..... 내가 태어난지 11시간만에 나는 고아가 되었다...

 

(생후 12시간 경과)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스피노자라는 인간이 이런 말을 했다고 들었다..

"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

씨파.... 니가 내 입장 되어봐라.. 사과나무를 심겠는지..... 왜 나에겐 이런 고통이 주어졌을까?

또 다시 하느님이 원망스럽다.....

 

(생후 13시간 경과)

살아야 한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살아갈 날도...

아니 내가 살아갈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 다.. 이대로 고민만 하다가 죽을수는 없는 일이다....

다른 하루살이들은 형광등 밑에서 죽어라고 놀고 있다...

씨파 나도 놀자... 어짜피 한번 가는 인생 놀고 죽자...

나도 다른 하루살이들처럼 형광등으로 힘차게 날개를 퍼덕였다.

 

(생후 14시간 경과)

역시 하루살이란 단순한 모양이다.....

이렇게 형광등 주변에서 놀고 있으니 다가올 죽음은 걱정되지도 않았다....

씨파..... 인간들이 바퀴벌레약을 뿌린다..... 나쁜 인간놈들..... 우리가 살아야 얼마나 산다고...

나는 힘겹게 구석으로 도망쳐 살았다.... 나의 동료중 반은 남은 생을 다 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인간들이 원망스럽다..... 정말 인정도 없는 놈들이다...

 

(생후 15시간 경과)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살아진다.... 엄마의 죽음....그리고 생을 다 살지 못한 친구들의 죽음...

왜 이렇게 나에겐 죽음이 익숙한 것일까?

우리종족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태어나게 만들었을까?.......

씨파.... 차라리 에프킬라 속으로 돌진해 죽어버릴까? 눈물로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후 16시간 경과)

갑짜기 몸이 이상하다..... 헉~~~ 벌써 죽음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말인가?

난 아직 8시간이나 남았는데...... 나는 살고 싶다..... 살아야 한다....

더 이상 죽음으로 고민하긴 싫다... 하지만 내 몸이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나도 죽음을 그냥 기다리기만 해야하나? 씨파....정말 엿같은 세상이다....

 

3부를 기대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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