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81>비오는날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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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shyj] 쪽지 캡슐

2000-07-12 ㅣ No.5961

비오는날의 고백

 

 


비가와요...

그게 어떻다는 거죠?

아, 그냥... 비가 오길래.....

...........

비를 싫어하나요?

아뇨, 비가 오는 것보다 습기 때문에.....

찝찝해 지는 것들이 싫어요....

그리고...비를 썩 좋아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요?

전 비가 좋은데...

너무 좋아해서 가끔 주위에서 말리기도 해요.

늘 우산을 펴지 않고 그냥 거리를 다니거든요.

감기 때문에...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죠.

....왜 쓸데없이 그런 에너지 낭비를 하는거죠?

돈들고, 시간들고...몸도 버리고...

글쎄요... 모르겠어요.내가 왜 그러는지...

제가.. 왜 그러는 걸까요?

나야 모르죠...

..............

...............



#그리고 오랜시간이 흘렀다#



안녕하세요?

네.....

상당히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어요?

네, 그럭저럭이요...

와... 비가 생각보다 많이 오네요...

그러네요.....

그러고 보니,

우린 비오는 날만 만나게 되는 군요.

.... 그런데...

오늘은 비를 맞지 않으셨나요?

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왔잖아요...

그런데 비를 맞지 않고 왔어요?

네...

왜요???

.............

아, 그러고 보니...

매번 만나던.....

비오는 날은 비에 젖어서 왔던 것 같은데...

네.....

오늘은 특별한...이유가 있는 건가요?

.........

아닌가요?

모르겠어요...

몰라요?

...........

그동안... 누군가 당신이 비에 젖지 않았으면 하고

얘기해 주는 사람이 있었나요?

....아, 가족 말고...

아뇨.....

그래요?

그런데 오늘은 왜.....

예전에 말예요...

아주 예전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하지 못할 그런 오래전에...

아, 그사람이 비를 맞지 말라고 했던 모양이군요.

아뇨.....

아니라구요?

네.. 그 사람이...비를 싫어한대요.

특히 습기먹은 날씨가 싫대요.

..............

그래서 제가 비를 맞고 그 사람을 만나면...

제 몸에 묻은 축축한 물방울이 옮겨가

기분을 망치게 될까봐...

..... 괜히 비 맞고 또 쓰러져서

혹시라도 고생하게 만들까봐...

이젠 비... 안 맞을려구요...

...그렇군요.

그런데... 오늘...

우산 안.. 가져 오셨어요??

비를 맞으셨네요...

우산... 늘 갖고 다녀요.

일기예보를 매일 듣거든요.

그런데...왜 비를 맞으셨어요?

돈버리고.. 에너지 낭비라고 싫어하셨잖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비가 좋대요...

비가 너무 좋아서,우산을 번듯이 들고 다니면서도

비를 맞고 다닌대요.

훗, 그러다가 병원신세를 진 적도 있다는 군요.

그래서......

그 사람의 기분이 어떤지 느껴보고 싶었어요.

....어떻..던가요?

글쎄요... 비가 몸을 적시는 기분이 아니라,

비가 기분을 적시는 것 같아요.

그래요?

예... 이젠 비를 맞고 다녔던...

그녀의 기분을 알 것 같아요.

......................

......................

......................

......................

......................



사랑이란?...

서로의 행동에 조금씩 맞춰 가는 것.

서툴고, 어설퍼도...

상대의 기분을 느끼면서 행동하는 것




♥ ♥ ♥ ♥


첨부파일: lovers_concerto(진혜림).mp3(282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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