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삼성산에서 있었던 사건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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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10-20 ㅣ No.5455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삼성산 성지에서 있었던 아름다운 비화

 

主님을 찬양 드리며 酒에 맛이간 하루

토요일 밤 명화극장이 끝나고 애국가가 울렸건만, 잠이 오질 않아서 유선TV 채널만 자꾸 돌리다 보니깐, 그만 날이 세는 줄도 몰랐지요. 그래서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아뿔사! 오늘이 우리 용문구역의 성지순례 겸 야유회를 가는 날인데...

결정적인 이때에 불가피한 일로 마님이 비행기 타고 멀리 성지순례를 터나간 관계로 자명종 시계소리를 듣지 못하고 깜빡 했던 제 탓이지요. 이날 저는 마나님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절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관악산의 삼성산 성지입구에는 김밥 집도 많으니깐 그냥 맨몸으로 오라고 전달은 했건만, 초임 구역장이 빈손으로 가면 체면이 안설 것 같아 그래도 심심풀이 땅콩이라도 갖고 가는 것이 도리인지라, 급히 압력솥에 쌀을 앉치고, 또 냉장고를 뒤져서 손에 잡히는 대로 밑반찬을 그냥 막 쑤셔 넣었습니다.

山에서는 입에 뭔가 찝질한 것이 들어가야 최고란 것을 일찍이 터득한 바가 있어서 추석날 고향 동해바다의 처갓집에서 갖고온 젓갈 등도 무조건 배낭에 담았습니다.


등산을 한 후 한자리에 삥 둘러앉아 밥을 먹는데는 역시 찝질한 오징어 젓깔과 조개쌀이 최고였습니다.

무척 쪽팔리는 짓을 했지만, 성과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지요.

특히 쌀에는 물을 적게 넣어서 그만 고수 밥에 또 2층집의 탄밥이 되었지만, 그것도 야외에서는 별미D일 것 같았습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늦은 밤에 귀가하여 모처럼 일요일이라고 퍼지게 자는 가여운 우리 아들과 딸래미 밥 두그릇만 식탁위에 땡그렁 올려놓고 급히 성당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아침 9시 미사에 참석한 후 종탑 앞에 모인 우리 용문구역 식구는 약 10 여명에 불과했습니다.

아마도 성체분배 교육에 참가하는 켈로부대 출신들이 많으신 까닭이었지요.

그러나 장관석 가브리엘 구역장이 자기의 레지오 팀에서 지원병을 떼거리로 몰고와서 성원을 이루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허나 우리 용문구역의 구역 모임겸 성지순례인데, 객꾼이 더 많은 것은 좋으나 경비가 만만찮을 것 같아 약간 걱정도 되었지요.

이럴땐 카드를 확~ 끌어버려도 좋다는 순간적인 각오를 다지는 그 찰라에 이런 내 마음을 읽기나 한 것 처럼 옥배대인(김옥배. 베드로. 現 사목회 부대빵)께서 때가 김장철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파란 배추잎을 여러장 저의 주머니에 확~ 쑤셔 넣어 주시는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역시 그분은 가슴이 따뜻한 남자입니다.



 


내용이 길어서 1편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제2편에서는 삼성산 성지에서 십자가의 길 14처를 돌면서 다함께 기도했던 기쁨과 함께 그 감격 등을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그날 너무나 기쁜 나머지 우리 형제들 모두가 코가 삐둘어질 정도로 酒님을 모신 것이 흠이면 흠이었습니다. 흑~흑~흑~

 



         

2003년 10월 20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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