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남양성지 순례를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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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영 [dhdsu1965] 쪽지 캡슐

2002-04-29 ㅣ No.2658

 

  "아이쿠!...오늘 안가면 나는 짤릴텐데..."

부랴부랴 빛나를 흔들어 깨우며 오늘 성지순례에 대한 남다른 각오로 아침일찍부터

수선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동창모임에서 "딱"좋을 정도의 알콜이 아직

내 체내에서 열심히 회전하고 있지만 오로지 참석해야한다는 일념으로 성당을 향해갔습니다

 

  버스2대가 성당앞에서 우리를 반겨주었고 선생님들을 비롯하여 오늘 순례에 나서는 부모님,아이들이 먹을것과 얼굴에 약간의 홍조를 띄우며 따로이 버스에 올라타고 있었고 그에 저도 빛나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빛나가 옆에 없어보기는 처음이라 약간은 허전하고 불안하기도 하였지만 오늘만큼은 모든것을 맡기기로 하였지요. 누구에게 맡기냐구요?    

              그야..알---면---서..

 

부모님 가정교리반이 벌써2달을 지나지만 딱 한번 참석한 저로서는 오늘이 절대절명의 기회

이기에 꼬--옥 참석해야하는 마음에 앞,뒤가리지 않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를 타고서

10분정도가 지나자 박식하시고 애교만점인 김정자 안젤라선생님께서 우리가 가야할목적지와

그곳에대한 사전정보에대해 말씀을 해주셨기에 가는 버스안에서는 전혀 지루하지않았습니다

 

  1시간30분이 지나자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저희는 그곳에서 내려 인솔자의 지시에

따라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우리를 맞이한곳은 촟불봉헌이었는데 저도 빠질세라

함께 초를사서 봉헌을하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런데 앞서서 갔던 일행들이 무슨 동그란

화강암 돌뎅이에 손을 얹으며 기도를 하는것이 눈에보여서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죠..

선생님 저 돌뎅이는 뭔가요?  저건 그냥 돌이아니라 묵주알을 형상화해서 만든것이기에

묵주알로 생각하며 그곳에 손을대고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저도 질세라 짧은팔을 최대한 늘려서 묵주알에 손을대고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남양성지..."남양"이란 단어가 들어가서 남양주군에 있는줄 알았지만 수원에있는 남양동

이라 남양이 붙었다는 것이랍니다. 들어서는 초입에 내심 (우와! 이렇게 아름답게 조경을

하려면 돈좀 들갔구나..유지비도 꽤나 많이 들갔는데..하며 돈걱정이 앞섰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성가정과 성모님께 봉헌하기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그 마음이 너무

이뻤습니다. 한 발자국씩 발을 내 디딜때마다 혹여 내 발아래 풀 한포기라도 구겨지는것은

아닌가 싶어서 조심조심 새색시 첫날밤 치루듯이 한발작씩 내디뎠습니다. 죄를 많이 지어서

감히 천국은 상상도 못해봤지만 아마도 천국이 있다면 이런곳이 아닐까싶습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저는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해서 빛나와 밖에나와 사먹고 다시 들어갔죠

자매님들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지만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 빛나팽계를 대고는 밖으로 나

갔죠. 성지 밖의모습은 지금 한창 개발을 서두르는듯 분주함 그 자체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선생님들께서 준비하신 순교자들이 받았던 고문방법을 나름대로 재현해서 저희 참석자들과

함께 그 고문을 즐겁게(?) 체험할수 있었습니다

 

  가족단위의 성지순례라 아빠와같이 오신 가정을 보며 얼마나 부러웠는지 빛나의 얼굴에도

아빠의 빈자리를 의식하는듯 함께오신 친구의 아빠를 보며 부러운 눈치였습니다. 여자끼리

갔으면 큰 소리를 치며 분위기를 잡았을 저였지만 양쪽날개를 다 달고온 가족앞에서 저도

"깨갱"이었습니다 새삼 이런 속담이 생각나는군요 "이방 저방 아무리 좋아도 서방이 최고"

라는 속담.. 같이있을때는 웬수니 악수니해도 없으니 왠지 허전하고 기운이 없더라구요...

 

  자유시간을 주셔서 저는 아이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오늘 하루종일 걸어다녔는데도 힘

든다는 소리한번 하지않는 빛나를 보며 참으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하다는 마음

이 한쪽켠에서 고개를 들었습니다. 기념품도 사고 단풍잎에 꽃이피는지는 그곳에서 처음

알았고 아뭏튼 오늘 정말이지 너무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이곳으로 이끌어주신 하느님을

대신한 선생님들께도 넘 감사했고 화창한 날씨를 선물해주신 하느님께도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오늘을 계기로 저 날라리신자 빛나엄마는 가정교리에 빠짐없이 참석할것을 약속

드리며 성지순례의 기행문보고서는 그만 마칠랍니다.

 

   ## 그곳에서의 11시미사시간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모자로 가리며

       신부님의 설교에 매료되어 이 빛나엄마가 "뵤-옹"갔다는것 아닙니까! 여러분들도

      시간나시면 가까우니 한번 들러보세요..정말 넘넘넘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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