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부활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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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3-04-27 ㅣ No.2622

부활 제2주일(나해. 2003. 4. 27)

                                                제1독서 : 사도 4, 32 ~ 35

                                                제2독서 : 1요한 5, 1 ~ 6

                                                복   음 : 요한 20, 19 ~ 31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부활 제2주일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부활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누군가가 죽었다가 살아난다면 그 사람의 삶은 분명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의문을 가져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그 많은 신도들이 다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그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팔아서 그 돈을 사도들 앞에 가져다 놓고 저마다 쓸 만큼 나누어 받았기 때문이다.”라고 부활을 체험한 이들의 삶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가난의 어려움을 모르고 하나 된 모습으로 살아간 초대 교회 모습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기적과 같은 삶입니다.  그러나 결코 이상이 아닌 현실입니다.  공동 소유, 공동 분배, 한 마음, 한 뜻,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삶이 세상과 현실 안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살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자녀를 사랑합니다.”라고 하면서 그리스도를 믿기에 그 사랑을 세상에 전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합니다.  부활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사랑하는 삶입니다.  사랑은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가 되게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함께 가지고, 나누면, 한 마음, 한 뜻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합니다.  요즘 우리는 편리함을 추구하면 살아갑니다.  간단한 것을 좋아하고, 편한 것을 찾아다닙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생활도 간편하게 바뀌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좋은게 좋은 거라는 식의 신앙생활을 합니다.  어떠한 긴장된 모습도 진지한 모습도 없습니다.  남들이 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니까 따라합니다.  어떠한 결단이나 선택은 없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철학자인 파스칼이 말하는 신앙을 갖아야 하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파스칼은 “신앙을 갖는 것이 어찌되었건 간에 좋다.  왜냐하면 만약 신이 있다면 신앙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것이고, 반대로 설령 신이 없다고 할지라도 신앙함으로써 손해 볼 것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아주 편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파스칼의 이 말은 신앙과 불신앙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으면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희석 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복음은 이러한 모호한 마음을 가진 신앙인에게 신앙은 결단이고 선택이라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하는 토마 사도의 고백을 통해 예수님을 우리의 삶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선택과 결단을 내리도록 요구합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의 믿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것이 오히려 미덕처럼 보이는 요즘의 신앙은 ‘우리가 무엇 때문에 여기에 함께 모여 있는가?’ ‘나에게 신앙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신앙의 정체마도저도 모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오늘 우리에게 예수님은 믿음의 결단을 요구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시면 토마사도에게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신앙은 결단입니다.  우리도 결단을 내려합니다.  신앙인으로써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결단 말입니다.  사랑하기에 믿을 수 있고, 믿기에 함께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되도록 사랑을 전하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에서 사랑과 믿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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