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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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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린 [dlchang] 쪽지 캡슐

2012-12-24 ㅣ No.7635



18대 대통령 선거 개표가 방송을 통하여 한창 진행 중이다.
방송 예측으로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나는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그 당시 서울에서는 중학교 학생들이 국가행사에 자주 동원되었다. 어떤 날은 남산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해충 소탕을 위해 “송충이잡기행사“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특히, 외국 주요인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에는 더욱 그러하였다. 신작로에 길게 늘어선 우리들은 환영피켓을 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인위적인 환영식을 연출해하곤 하였다. 물론 요인들이 탄 차들이 빨리 지나가 그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네들은 차안에서 자신들을 환영해주는 수많은 인파를 바라보며 매우 흐뭇해하였으리라…….그러한 행사가 있던 날, 우리는 하루 종일 길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날은 독일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하던 날이었다.그 당시 서독에서는 광부와 간호사란 직업은 기피직종으로 가난한 우리나라의 많은 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로 파견되었고, 우리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하여 그들의 임금을 담보로 차관을 빌려오던 시기였으리라 짐작해 본다.뤼뷰케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하던 날의 우리학교의 담당구역은 김포가도의 한적한 김포평야라고 불리던 곳으로 도로양쪽으로 넓은 논농사를 짓던 곳이었다.

독일 대통령이 탄 한 무리의 차량이 지나간 후, 학생들은 버스 정류장으로 막 이동을 시작하려 할 때였다. 내 옆에 서 있던 우리 반 아이 중에 하나가 건너편에 서있는 여학생이 대통령의 딸이라고 알려주며, 한 학년 윗반이 그 여학생과는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다.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순간, 그 여학생이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는 사춘기때 갖는 엉뚱한 용기를 실행으로 옮기었다환영피켓을 어께에 매고 있던 나는 성큼 그 여학생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누나가 대통령 딸이에요?”그 여학생은 말없이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오는 그러한 웃음이었으리라…….

당선이 확실시된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자택 문을 나오면서,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밝은 미소를 바라보면서, 문득 45년 전 김포벌판에서 보았던 그녀의 해맑은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었다.대통령후보인 그녀는 이제 얼마 후면 당선자 신분에서 우리나라 18대 대통령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당선의 기쁨으로 가득한 환한 미소를 바라보면서, 어릴 적 보았던 그녀의 소박한 미소가 오버랩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5년간 국가의 지도자로서 아버지 대통령의 공과를 초월하여 유사이래. 골이 깊어져왔던 우리의 숙제인 지역과 세대 간의 갈등과 경제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낼 수 있었던 훌륭한 대통령으로 후대에 기록되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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